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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인류애 바사삭, 세상 무섭다”…장애인구역 불법주차 신고했더니, 적반하장지금 이곳에선 2024. 8. 11. 11:31
“진짜 인류애 바사삭, 세상 무섭다”…장애인구역 불법주차 신고했더니, 적반하장
백지연 기자 gobaek@mk.co.kr
입력 : 2024-08-10 06:37:23
장애인 구역 불법 신고자를 비판하는 대자보.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장애인 주차구역에 불법 주차된 차들을 신고했더니 과태료를 문 주민들이 신고자를 공개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이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의 한 빌라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지난 한 달간 빌라의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불법 주차된 차량을 휴대전화로 30회 이상 촬영해 국민신문고에 올렸다.
주차 공간이 있는데도 장애인 전용 구역에 습관적으로 주차하는 사람들을 바로 잡기 위해서다. 해당 불법 주차 차주들은 A씨의 신고에 10만원의 과태료를 문 것으로 전해진다.
장애인 구역 불법주차 신고 전후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문제는 이후 30여 세대가 거주하는 이 빌라의 1층부터 6층을 오가는 엘리베이터 안에 A씨를 비판하는 내용의 협박성 대자보가 붙었다. 불법 주차로 과태료를 부과받은 주민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게시문에는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신고자인 A씨를 향한 협박성 메시지가 담겼다.
게시문에는 “요즘 악의적으로 누가 신고를 하는 것 같아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블박(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해 보니 입주민이신 것 같더라. 어떤 심보로 신고를 하신 건지 정말 이해가 안 되어서 이렇게 쪽지 남기게 됐다”며 “진짜 인류애 바사삭이고, 덕분에 세상이 무섭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고 적혔다.
이 대자보는 게시 1주일쯤 지나 제거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A씨는 빌라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이동하면서 다른 주민들과 마주칠 때마다 위해를 당하지 않을까 심한 불안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A씨는 “내가 정말 융통성이 없고 잘 못했는지, 위법행위를 한 그들이 잘못한 건지 궁금하다. 나의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된 후 댓글을 통해 국민의 판단을 받아보고 싶다”며 “블박 영상을 뒤져서 나를 특정하고 심지어 직접 찾아가 따지고 싶었다고 하는 걸 본 후 상당히 두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의 공익 신고로 장애인 주차구역의 불법주차는 거의 사라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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