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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로 통한 사무총장 아들…감사원, 선관위 27명 수사 요청지금 이곳에선 2024. 5. 1. 12:13전국서 규정 위반 1200여건…주로 ‘경력경쟁채용’서 발생없던 인원 추가로 만들거나 면접관이 청탁받고 만점 부여
서울 종로구 감사원 표지석. 한수빈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고위직 자녀 특혜채용 의혹을 감사 중인 감사원이 장차관급인 선관위 사무총장·사무차장 포함 선관위 전현직 직원 27명을 검찰에 수사요청했다고 30일 밝혔다.
감사원은 전날 ‘선관위 채용 등 인력관리 실태’ 감사와 관련해 중앙 및 시도 선관위 전현직 직원 27명을 수사요청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선관위 사무총장 등 고위직 자녀 특혜채용 의혹이 제기된 이후 감사원이 선관위 직원 친·인척 채용 포함 조직·인사 운영 전반을 점검한 결과다.
감사원이 수사참고자료를 송부하는 방식으로 검찰에 관련 내용을 넘긴 인원 22명을 포함하면 이번 수사요청 관련 선관위 전현직 직원은 49명에 달한다. 지난해 자녀 특혜채용 논란 시작점인 박찬진 전 사무총장과 송봉섭 전 사무차장, 경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김세환 전 사무총장도 포함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선관위 특혜채용은 주로 선거철 경력경쟁채용(경채)에서 발생했다. 경채는 지방공무원을 경력직 국가공무원으로 채용하는 전형이다. 감사원은 2013년 이후 실시된 지역 선관위 경채 167회, 중앙선관위 경채 124회에서 각각 800여회, 400여회의 규정 위반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김 전 사무총장 아들 김모씨가 경채 특혜 사례에 해당한다.
김씨는 인천 강화군청에서 근무하던 2020년 1월 인천시선관위로 이직했는데, 김씨가 원서를 제출한 이후 중앙선관위가 인천시선관위 경채 인원을 1명 추가 배정한 사실이 확인됐다. 면접위원 3명은 모두 사무총장과 친분이 있는 내부 직원이었고, 그중 2명이 김씨에게 만점을 줬다. 선관위 직원들은 내부 메신저에서 김씨를 ‘세자’라고 불렀다.
송 전 사무차장의 딸 송모씨는 ‘비다수인 경쟁채용’이라는 형식적 절차만 거쳐 채용된 특혜 사례다. 송 전 차장은 2급 신분이던 2018년 1월 말 충남 보령시 공무원이던 딸 송씨가 ‘충북선관위로 가고 싶다’고 하자 충북선관위 인사담당자 등에게 직접 연락해 신분을 밝히고 채용을 청탁한 것으로 파악됐다.
충북선관위는 이후 일주일 만에 송씨만을 대상으로 비공개 채용을 실시했고, 면접에는 청탁받은 인사담당자 포함 내부 위원들만 참여해 모두 만점을 부여했다. 송 전 차장은 이후 이와 관련해 국회 질의를 받자 총 6차례에 걸쳐 딸의 응시 경위를 모른다는 등 허위 답변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사무총장 딸의 경우 전남선관위가 2022년 2월 경채 면접 당시 면접위원들이 평정표조차 작성하지 않고 합격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다만 “(박 전 사무총장은) 직접 청탁 정황이 확인되지 않아 수사요청까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선관위는 지난해 5월 당시 현직이던 박 전 사무총장, 송 전 사무차장의 딸 등 특혜채용 의혹이 일자 특별감사 실시를 결정했으며, 이후 이들 포함 4명의 수사를 검찰에 의뢰했다. 자체 진행한 전수조사에서는 총 21건의 특혜채용 사례를 발견했다. 선관위는 여당과 여론 압박이 이어지자 자녀 특혜채용 의혹감사를 수용하겠다고 했다.
선관위는 “이미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바, 감사원 수사요청도 그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비다수인 경채 제도를 폐지하고 시험위원을 100% 외부 위원으로 구성했으며, 시험위원이 응시자와 친·인척 등 관계가 있는 경우 회피 절차를 도입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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