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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부민원㉔ "부끄럽지 않게 일하고 싶다" 방심위 직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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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부민원㉔ "부끄럽지 않게 일하고 싶다" 방심위 직원 이야기

    박종화

    2024년 02월 02일 19시 30분

     

     

    가짜 뉴스와 괴담으로 자유 대한민국을 흔들고 위협하며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세력들이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자유총연맹 창립기념식 (2023.6.28.)

    선량한 풍속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적 존재인 가짜뉴스의 근절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심각한 가짜뉴스를 긴급심의할 수 있는 가짜뉴스 심의전담센터를 신설하였으며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 국정감사 (2023.10.10.)

    윤석열 대통령과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이 ‘가짜뉴스’가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고”,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적 존재”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25일, 방심위에 ‘가짜뉴스 심의전담센터’가 설치됐다.

     

    지난해 9월 26일, 기습적으로 열린 ‘가짜뉴스 심의전담센터’ 현판식

    방심위 직원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한 직원이 류희림 위원장에게 문제제기 했다. 한 명의 목소리가 2명이 되고, 11명이 되고, 150명이 됐다. 류 위원장은 직접 나서 공익신고자를 “끝까지 찾아내 일벌백계하겠다”며 엄포를 놨고,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 경찰 10여 명은 방심위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그래도 직원들의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았다.

    방심위 직원들은 “부끄럽지 않게 일하고 싶어서 용기를 냈다”고 했다.

    뉴스타파는 정적을 깨고 첫 목소리를 냈던 방심위 탁동삼 팀장과 노조지부장이 되어 류희림 위원장과의 긴 싸움을 시작한 김준희 지부장을 만나 ‘부끄럽지 않게 일하고 싶다’는 방심위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지난해 9월 25일, 방심위 직원 중에 처음으로 류희림 위원장을 향해 비판하는 글을 내부 게시판에 올렸다. 왜 그랬나?

     

    탁동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팀장

    (탁동삼 팀장)

    원래는 통신심의기획 팀장이었고 (류희림 위원장이 오고 나서도) 계속 했어야 됐다. 류희림 위원장이 하는 일에 반대해야 되는 것들이 생기니 사실은 좀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요청해) 다른 부서로 갔다.

    그랬는데 우리 팀원들이 (가짜뉴스 센터로) 발령이 났다.

    내가 피하지 않았으면 이런 상황을 조금 바꿀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와 자책감이 들었다. 그래도 더 늦기 전에 뭔가 이렇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지금도 부끄럽게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더 늦기 전에 기회를 갖게 돼 다행이었다. 운이 좋았다.

    우리는 그냥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다. 내 자리에서 최소한의 직업적 양심을 지키고 사는 사람들이다. 돈을 벌려고 회사 다니는 것이지만, 이왕이면 양심을 안 팔고 돈을 벌면 더 좋으니까, 부끄럽지 않게 돈을 벌면 더 좋으니까.

    - 지부장은 방심위 노조 지부장이 걸 후회하지는 않나.

    김준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노조지부장

    (김준희 지부장)

    (방심위가) 할 말 못 하고 위축되고 억압되어 있는 분위기였다. 우울했다. 나만 그런 게 아니고 많은 직원들이 그랬을 것이다. 노조 지부장에 출마하고 우울한 감정이 사라졌다. 그런데 다른 직원들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다고 느꼈다. 우리가 그래도 할 말 하고, 부끄러울 때 부끄럽다고 말하고, 정의로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경험이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해 줬다.

    - 류 위원장과의 긴 싸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가. 그 끝은 무엇일까.

    (탁동삼 팀장)

    류희림 위원장은 ‘(직원들을) 좌천시켰고, 부산도 보냈고, 서초도 보냈으니 잘 됐어’라며 이제는 편안할 거라고 생각할 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면 항상 그렇게 누르고 더 충분히 눌렀다고 생각했을 때, 오히려 내부에서는 더 분노하고 더 많이 연대하고 힘을 더 쌓아 왔다.

    이번 일도 직원들이 또 나를 위로하는 만큼 또 그만큼 또 분노할 것이고, 류희림 위원장의 행태에 더 크게 저항하는 힘이 쌓이지 않을까 싶다.

    (김준희 지부장)

    류희림 위원장은 ‘지금은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총선 결과에 따라 류 위원장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지만,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용산에서 주는 시그널과 무관하게 본인이 자진 사퇴해야 옳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직원이 단체로 목소리를 내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류 위원장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 같은데, 위촉권자(윤석열 대통령)가 결단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

     

    https://newstapa.org/article/tmT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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