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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6년만의 복수, 조규성·조현우가 이뤘다... 한국, 사우디 꺾고 8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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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년만의 복수, 조규성·조현우가 이뤘다... 한국, 사우디 꺾고 8강행

    조규성, 99분 극적 동점골로 연장전

    조현우, 승부차기서 2개 슈퍼세이브

    알라이얀=이영빈 기자

    입력 2024.01.31. 01:48업데이트 2024.01.31. 11:55

    31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대한민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조현우가 승부차기에서 선방을 하고 환호하고 있다. /뉴스1

    한국 대표팀이 31일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8강에 합류했다. 전후반과 연장까지 정규시간 동안 1대1로 비긴 뒤 벌어진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겼다. 후반 추가시간(99분) 조규성이 극적인 동점 골을 넣고, 골키퍼 조현우가 승부차기에서 선방 2개를 해내며 어렵게 승리를 거뒀다. 아시안컵에서 사우디를 꺾은 건 36년만이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깜짝 스리백(중앙 수비수 3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스리백 전술은 이번 대회 조별 리그 뿐 아니라 클린스만호 출항 후 처음 시도하는 작전. 중앙 수비수 2명에 측면 수비수를 뒀던 이전 포메이션에서 3경기 6실점을 하며 부진하자 이를 만회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한국은 경기 초반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사우디 공을 잘 뺏지 못했고, 조직력도 아쉬웠다. 역습 기회에서 긴 패스로 한 번에 최전방으로 연결하는 게 전부였다.

    그마저 정확도가 떨어졌다. 전반 볼 점유율은 51-49(%)로 사우디가 앞설 정도였다.

    전반 41분에는 거의 실점이나 다름 없는 상황도 맞았다. 사우디가 오른쪽 측면에서 찬 코너킥을 알리 라자미가 머리로 맞혔으나 골대를 맞았다. 이 골대 맞고 나온 공을 다시 골문 앞에 있던 알셰흐리가 헤더를 시도했는데 이게 다시 골대를 맞았다.

    상당히 높이 날아간 공이라 골대를 안 맞았으면 꼼짝 없이 골로 연결될 수 있었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이 골대 맞고 나온 공을 사우디가 다시 헤더로 연결했는데 이번에는 오른쪽 골대 옆으로 살짝 빗나갔다. 골이나 다름 없는 위기를 순식간에 3번 넘겼다. 천운이었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손흥민(오른쪽)이 사우디에게 실점한 뒤 허탈해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반을 힘겹게 마친 한국은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1분만에 골을 허용했다. 멀리 뒤에서 온 패스를 잡으러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가 나간 사이 공이 굴절돼 뒷 공간이 비었다. 사우디 압둘라 라디프가 곧바로 파고 들어가 골대 오른쪽에 꽂아 넣었다. 한 순간의 불운이 골로 연결됐다.

    그러자 클린스만 감독은 스리백 전술을 포기하고 중앙 수비수 둘을 뒀다. 그리고 황희찬(28·울버햄프턴), 조규성(27·미트윌란)을 투입해 공격수 숫자를 늘렸다.

    대한민국 조규성(왼쪽)이 30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대한민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에서 동점골을 넣고 있다. /뉴스1

    그 때부터 숨가쁘게 한국은 사우디를 밀어붙였다. 사우디는 충돌이 있으면 일단 넘어져 시간을 끌면서 점수를 지키려 했으나 이게 반전의 계기가 됐다. 추가 시간이 10분이나 주어진 것. 후반 추가시간 9분 김태환이 오른쪽에서 올린 공을 설영우가 골대 왼쪽에서 머리로 띄워줬고, 이를 조규성이 골문 바로 앞에서 머리로 마무리했다.

    사라져 가는 8강행을 살린 덕에 한국 선수들은 서로 부둥켜 안았고, 조규성은 그동안 부진을 씻어냈다는 듯 포효했다. 한국은 연장전에서 사우디 진영을 쉴 새 없이 공략했다. 연장 전반 3분 이강인이 찔러준 패스를 황희찬이 잡으려 할 때 사우디 골키퍼가 나와 경합하는 과정에서 이 공이 옆에 있던 조규성에게 흘러 갔다.

    골키퍼가 골문을 비운 상황. 조규성은 약간 슛 각도가 애매하자 왼쪽에 있던 홍현석에게 패스했는데, 홍현석도 우물쭈물하면서 천금같은 기회를 놓쳤다.

    31일 승부차기에서 슛을 막아내는 조현우. /로이터 연합뉴스

    모든 시간이 끝나고 단두대 승부라는 승부차기. 이날 카타르 알라이얀 스타디움은 사우디아라비아의 홈 구장 같았다. 한국이 공만 잡으면 야유가 쏟아졌다. 사우디는 카타르와 접경국으로, 차로 6시간이면 올 수 있는 지역도 있다. 덕분에 이날 경기장도 사우디 국기인 초록색으로 가득했다.

    한국 응원단 붉은악마는 30명 정도 뿐. 교민 등을 합쳐도 200명 안팎이었다. 승부차기도 사우디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 펼쳐졌다. 승부차기 두번째 순서까지는 양 팀 전부 골대에 공을 넣었다. 한국은 손흥민, 김영권이 순서대로 나서서 안정적으로 넣었다.

    31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한민국의 경기. 조규성이 동점골이 터지자 손흥민이 환호하고 있다. /박재만 스포츠조선 기자

    그 뒤는 한국 골키퍼 조현우가 마무리했다. 사우디 3번 키커로 나선 사미 알나제이가 왼쪽으로 찼다가 조현우의 손에 걸리고 말았다. 한국은 동점골을 넣었던 조규성이 오른쪽 아래로 차서 넣었고, 조현우는 사우디 4번 키커 압둘라함 그라힘의 왼쪽 슛 역시 막아섰다. 마지막은 한국 황희찬이 오른쪽 위로 차 넣으면서 마침표를 찍었다.

    30일(현지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 대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4 대 2로 승리를 거뒀다. 황희찬이 승부차기에 결승골을 넣고 조현우를 얼싸안고 있다./뉴시스

    사우디를 아시안컵에서 꺾은 건 36년만이다. 한국은 1988년 카타르 대회 결승전에서 사우디에 연장까지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하며 우승컵을 내줬다. 2000년 레바논 대회 4강에서 12년 만에 다시 만났지만 1대2로 패했다. 그리고 2007년 인도네시아 대회 조별리그에서는 1대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었다.

    /로이터 뉴스1

    승부차기 끝에 사우디를 꺽고 8강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로이터 뉴스1

    극적인 승리였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선수들 동선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최전방에서 압박을 하는데도 중원 선수들은 이를 따라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불안한 수비라인도 그대로였다. 스리백이라는 과감한 변화를 줬음에도 흔한 오프사이드 트랩 하나 없었다.

    한국은 3일 0시30분 호주와 8강에서 맞붙는다. 한국은 호주를 2015년 아시안컵 결승에서 만나 1대2로 진 적이 있다.

     

    https://www.chosun.com/sports/football/2024/01/31/66CZFVKCVZBCTJAUOMQDU24C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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