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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세 밀려"...공무원 출신 60대 중개사는 왜 테러범이 됐나
    카테고리 없음 2024. 1. 5. 09:22

    "월세 밀려"...공무원 출신 60대 중개사는 왜 테러범이 됐나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2024.01.05 06:11

    [the300 디브리핑]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찌른 혐의로 검거된 김모(67)씨가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4일 오후 부산 연제구 연제경찰서를 나서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4.01.04.
    한국 정치가 어쩌다 제1야당 대표가 흉기 습격을 당하는 상황까지 내몰렸을까. 피의자의 김모씨의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정치 양극화 구조와 개인의 잘못된 신념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경찰 수사로 김씨가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점, 범죄에 대한 반성이 전혀 없는 점 등이 이유로 거론된다.
    4일 경찰과 언론 등에 따르면 김씨는 1957년생 남성으로 서울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해 충남 아산시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일 10시29분쯤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이 대표의 왼쪽 목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에게 "사인을 해달라"며 접근한 뒤 점퍼 주머니에 숨기고 있던 흉기를 꺼내 휘둘렀고,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김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경찰 말에 따르면 김씨는 전체 길이 18cm, 날 길이 13cm의 등산용 칼을 개조해 범행에 나섰다. 스스로 살인미수 혐의를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을 통해 흉기를 구입했다"며 "(이 대표를) 살해할 고의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김씨가 이전에 이 대표를 겨냥한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포착됐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범행 전날 KTX로 아산에서 부산으로 이동한 이후 부산에서 울산역으로 갔다가 다시 부산으로 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 대표가 2일 부산 일정 이후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었던 점을 감안해 김씨가 이 대표 동선을 사전 답사한 게 아닌지 확인하고 있다. 평산마을과 울산역에서 약 10km 거리에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증오라는 명확한 동기에서 비롯된 테러라고 분석했다. 김씨 이웃들의 증언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는 평소 가까운 지인들 사이에서는 정부에 대해 비판을 하고, 정치와 관련된 유튜브를 즐겨봤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도 압수한 김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포렌식(증거분석)을 통해 그가 평소 자주 본 유튜브 채널을 파악 중이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정치인에 대한 적개심이 더욱 커진 게 아니냔 추측도 나왔다. 그는 월세 50만원에 임대차 계약을 맺고 영업을 해왔는데 지난 7개월 간 월세가 밀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다는 것은 확실한 동기 형성이 돼 있었다는 것"이라며 "극단적인 정치 문화 속에서 왜곡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마치 자기가 악을 제거하는 전사인 것처럼 착각해 극단적인 공격을 하는 것을 증오 범죄라고 하는데, 김씨의 경우도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피의자가 구속되면서 사건이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충격은 여전한 상태인듯 하다"라며 "정치인에 대한 테러 행위가 살인미수라는 잔인한 범행으로까지 나아갔다는 점에 대해 우리 사회가 경각심을 갖고 원인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찰은 제1야당 대표에 대한 피습 사건인 만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 당적 이력을 확인했지만, 정당법상 공개가 어려워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피의자가 지난해 국민의힘 당원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필요할 경우 김 씨의 신상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김씨는 4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됐다. 부산지법 성기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행 내용, 범행의 위험성과 중대성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해 피의자는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다음 주 김씨의 범행 동기를 포함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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