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68'이 뭐길래 … 아슬아슬한 베팅

'태영건설68'이 뭐길래 … 아슬아슬한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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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예 기자 bright@mk.co.kr

입력 : 2023-12-29 17:44:02 수정 : 2023-12-29 19:08:20

액면가 1만원 회사채 가격 워크아웃 신청에 40% 하락 고강도 구조조정 성공하면 헐값에 사서 수익 보지만 채권물량 기관이 88% 보유 개미 영향력 행사 어려울수도

태영건설이 지난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태영건설이 발행했던 공모채에 개인투자자들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격이 대폭 떨어져 큰 차익을 볼 수도 있지만 추후 워크아웃 절차에 따라 원금이 손실될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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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장내에서 유일하게 거래할 수 있는 태영건설 68회 차 선순위 무보증사채 가격은 지난 28일 하루 30% 하락한 6124원이다. 이 채권은 부동산 경기가 활황이었던 2021년 7월 발행된 태영건설의 가장 최신 공모채이며 총 1000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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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68회 차 사채 가격이 급락하자 개인투자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금 매수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액면가가 1만원인 채권이기 때문에 손실률이 30%로 결정된다고 해도 현재 약 40% 떨어진 가격에 사는 게 유리하다는 계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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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68회 차 사채는 만기가 3년으로 내년 7월 19일 만기를 앞두고 있었지만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곧바로 이 채권에 대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이 채권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CCC로 강등했다.

워크아웃 프로그램 아래서는 채무자가 채권자들과 협상을 통해 채무 재조정 계획을 수립하고 채무 상환 조건을 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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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태영건설 68회 차 사채에는 두 가지 변수가 있는 셈이다.

첫 관문은 다음달 11일 워크아웃 개시 여부다. 워크아웃이 개시되지 않는다면 법정관리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져 채권자 손실 위험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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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이 개시된다고 해도 두 번째 관문인 사채권자 집회가 남아 있다. 워크아웃 개시 이후 통상 금융기관들은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채권 상환 조건을 조정해 경영 개선 약정안(워크아웃안)을 만든다. 문제는 사채권자 집회가 열리면 개인투자자 의견이 반영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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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 태영건설 채권단에 발송한 공문에 따르면 태영건설 68회 차 사채는 지난 27일 기준 키움투자자산운용이 500억원, 멀티에셋자산운용이 2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또 삼성자산운용이 100억원, 산은은 80억원을 보유 중이다. 자산운용사는 채권을 펀드로 운용하기 때문에 매각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 이 네 곳이 모두 협약 채권자로서 워크아웃안에 동의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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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120억원은 삼성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이 각각 100억원, 20억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모두 개인투자자가 샀다고 해도 개인투자자 비중이 낮은 게 현실이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는 "표면금리 2.59%짜리 회사채를 개인투자자가 많이 매입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며 "기관 비중이 커서 사채권자 집회를 통한 채무 조정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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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변수는 많다. 워크아웃 개시 후에도 실사 과정에서 부실이 많이 발견되면 법정관리에 들어가기도 한다. 과거 벽산건설, 남광토건 등 다수의 건설사가 워크아웃 개시 이후 법정관리로 넘어갔다. 회생절차를 밟는다면 액면가의 50%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 6000원에 산다고 해도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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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현재 워크아웃 중인 아스트의 사채권자 집회 결과가 전례가 되면 태영건설 개인투자자들은 손실을 보지 않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9일 열린 아스트 신주인수권부사채 11호에 대한 사채권자 집회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원금과 이자를 모두 포함해 돌려주는 것으로 결론이 지어졌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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