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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잼버리 예산 비교해보니…일본, 한국 보다 덜 쓰고도 만족도 높아지금 이곳에선 2023. 8. 10. 10:27
한일 잼버리 예산 비교해보니…일본, 한국 보다 덜 쓰고도 만족도 높아
日 2015년 잼버리, 韓 예산의 34% 사용
정부지원금, 한국이 일본보다 14배 많아
日, 효율적인 예산 집행 속 만족도 98%
입력 2023.08.10 06:00
그래픽=손민균
지난 1일부터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개최된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새만금 잼버리)’가 우여곡절 끝에 오는 12일 마무리된다. 지난 2016년 대회를 유치한 이후 7년이란 시간이 있었지만 대회 초기 부실한 폭염 대책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편의시설이 열악해 참가자들이 불편을 겪으며 파행을 겪었다.
대회가 끝나는 대로 전북도와 관할 부서인 여성가족부, 조직위원회에 대해 정부가 강도 높은 감찰에 나설 전망이다. 일각에선 새만금 잼버리가 8년 전 같은 간척지란 조건을 가지고도 성공적으로 대회를 이끈 일본 사례와도 비교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본은 2015년 야마구치현에서 새만금(1171억원)의 3분의 1 수준인 396억원의 예산을 가지고 행사를 개최했다. 일본 행사(야마구치 잼버리) 때 참가인원이 새만금 잼버리와 비교해 25.3% 적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쓴 돈이 크게 차이 난다.
◇ 정부 지원금, 한국이 일본의 14배
조선비즈가 일본 스카우트 연맹이 공개한 ‘제23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회계 보고서’의 결산 내역을 확인한 결과 일본은 총사업비 41억7000만엔(약 395억6000만원) 중 84.5%인 35억3000만엔(약 334억3000만원)을 참가자 등록비와 기부·후원, 광고 등으로 충당했고 오직 12.7%인 5억3000만엔(약 50억2000만원)만 정부 지원을 받았다.
반면 새만금 잼버리는 총사업비 1171억원 중 722억원(61.7%)을 정부와 전북도에서 지원받았고 399억원(34.1%)만 자체 조달했다. 한국과 일본의 나랏돈 투입 규모는 무려 14배 차이다.
두 행사의 회계 자료를 비교하면 한일 양국 모두 시설 관련에 투입된 비용이 가장 많았다.
전북도·부안군·조직위는 시설 조성에 431억원을 투입했고, 조직위 일반 사업비 중 시설 및 환경 관련에 12억5000만원을 더하면 총 443억5000만원(37.9%)이 시설 관련 비용으로 투입됐다. 야마구치 잼버리 역시 영지 관리 시설과 대표단 추가 설비 등 시설에 전체 지출의 20.7%인 8억6300만엔(약 81억8000만원)을 썼다.
새만금 잼버리에 야마구치 잼버리보다 5배 가까운 시설 비용이 든 것이다.
새만금 잼버리에 많은 설비 투자 비용이 들고 야마구치 잼버리보다 예산 비중도 큰 이유는 새만금 부지의 특수성 때문이다. 새만금은 지난 2010년 방조제가 완성돼 현재까지 간척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잼버리 행사 부지는 농업용지로 등록돼 있는데 개발 역사가 짧은 벌판에 대규모 행사를 유치하려다 보니 숙영에 필요한 대집회장·야영장 조성은 물론, 상·하수도 설비와 주차장 등 기반시설도 새로 마련해야 했다.
반면 일본의 경우, 이미 야마구치 잼버리 부지 인근에 폐수처리시설이 있어 이를 본 행사 때도 고쳐 쓰거나 행사장 입구의 있던 대형 주차장 일부를 컨테이너 야적장으로 사용하는 방식 등 기존 기반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한 청소년 대원들이 영지 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스카우트연맹 제공
이외 운영·인건비와 홍보비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양국 행사가 비슷했다. 새만금 잼버리는 각종 운영 및 인건비 항목에 예산 331억6000만원(28.3%)이 책정됐다. ▲조직위 인건비 55억원 ▲조직위 운영비 29억원 ▲이외 행사에 필요한 각종 운영비 명목이 247억6000만원이다. 야마구치 잼버리는 10억800만엔(약 102억4000만원·24.2%)으로 인건비와 영내·외 프로그램 비용을 충당했다.
홍보 및 마케팅 관련해 새만금 잼버리에선 45억원(3.8%)을, 야마구치 잼버리에선 1억엔(약 9억5000만원·2.45%)을 투입했다.
야마구치 잼버리는 새만금 잼버리 예산의 3분의 1가량으로 꾸려졌지만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국제 스카우트 연맹이 야마구치 잼버리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참가자 97.7%가 행사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일본 당국은 앞서 2013년 7월, 사전 행사 격인 아시아·태평양 잼버리를 열며 더위 문제와 시설 구역 문제 등을 파악하고 본 행사에서 조치에 나서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아울러 아시아·태평양 잼버리에서 준비된 장비가 야마구치 잼버리에도 사용된 점도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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