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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고음 수차례 있었는데… 대회 축소·취소 위기에 몰린 잼버리
    지금 이곳에선 2023. 8. 5. 13:22

    경고음 수차례 있었는데… 대회 축소·취소 위기에 몰린 잼버리

    디지털기획

    입력 : 2023-08-05 11:29:59 수정 : 2023-08-05 11:34:42

     

    대원들은 생존게임·난민체험 고충
    조직위는 "준비 만전" 공약(公約)
    "원래 극기 훈련" 한심한 발언도
    잼버리 행사 중단·축소·강행 기로
    청소년에게 희망을 주고, 한국을 알리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됐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궁지에 몰렸다. 정상적인 대회 유치는 고사하고, 대회 중단 상황에까지 몰리고 있는 모습이다.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영국과 미국 등 스카우트 대표단의 퇴소 움직임이 보이고 있는 5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야영지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시스
    5일 한국스카우트연맹 등에 따르면 영국에 이어 미국이 잼버리 야영지를 떠나기로 했으며, 벨기에도 조기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한국스카우트연맹에 잼버리 조기 종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1년 강원 고성 대회 이후 32년만의 국내 개최로 고조됐던 기대감은 오간 데가 없어졌다. 이제는 경제효과와 국가 이미지 제고는 고사하고 12일까지 예정된 잼버리의 정상 운영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날 오전 각국 대표단은 정례 회의를 통해 대회 강행과 행사 축소, 스카우트 철수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철수는 개별적으로 결정되는 것이지만, 영국과 미국 등의 선도적인 조치는 다른 나라들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런 정황에 따라 언론 등 외부의 비판을 대회 운영 개선의 ‘회초리’로 삼겠다는 공동 운영위원회 측의 다짐이 실행될지는 미지수다. 5명인 공동 운영위원장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다.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단 철수를 결정한 가운데 5일 오전 전북 부안군 행사장 야영지 내에 영국 국기가 내결려 있다. 연합뉴스
    이번 잼버리는 미숙한 운영으로 질타받고 있지만, 반전 기회를 갖지 못했던 게 아니다. 앞서 온전한 준비를 향한 경고음이 여러 차례 나왔다. 운영위 입장에서 아쉬운 대목은 여럿일 테지만, 지난해 잼버리 예비 행사인 ‘프레 잼버리’가 기반시설 등이 완비되지 않아 개최되지 못한 점이 꼽힌다.
    잼버리 주최국은 본행사를 1년 혹은 몇 개월 앞두고 사전점검의 일환으로 프레 잼버리를 열지만 이번 대회는 그런 경험을 쌓지 못했다. 지난해 8월 열릴 예정이었던 프레 잼버리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를 이유로 행사 예정일 2주를 앞두고 갑자기 취소됐다.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들이 5일 전북 부안군 야영지 내 덩굴터널에 몰려 있다. 연합뉴스
    기반시설 미비도 행사 취소의 원인이었다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추후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준비 미비를 지적하는 우려가 나왔지만, 운영위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국감에서 “대책을 다 세울 것”이라고 확인하기도 했지만, 얼마나 실천됐는지는 확인하기 힘들다. 지난해 서울 이태원 참사 등으로 다수가 모이는 장소에 대한 안전문제를 각별히 챙겼을 법도 한데, 그런 대처는 보이지 않았다. 실행되지 않은 공약(公約)을 내놓은 셈이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2일 오후 전북 부안 새만금 부지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서 스카우트 최고의 예우를 표하는 장문례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경고음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사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명예스카웃 총재가 되고, 1일엔 개영식에 참석했다. 폭염과 모기 등에 대원들이 힘들어하자 조직위가 영내 행사를 일시 중단하고, 정부의 대응책이 나왔지만 코로나19 감염병까지 돌았다.
    이러는 사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에는 ‘생존게임’ ‘난민체험’ 등 조직위의 무능력을 지적하는 자조섞인 비판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런 비판엔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표출되고 있다.

    몇 차례 기회를 놓친 조직위와 중앙·지방정부를 향해 재난과 인재를 넘어선 관재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대원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일정 소화는 재앙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조직위는 ‘극기 훈련’이라는 해명을 내놓는 등 ‘뒷북 대응’마저 비판을 사며 한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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