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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 대통령, 싱하이밍 대사 빗댄 ‘위안스카이’…누구길래 매번?
    지금 이곳에선 2023. 6. 15. 08:43

    윤 대통령, 싱하이밍 대사 빗댄 ‘위안스카이’…누구길래 매번?

    등록 2023-06-14 13:42

    수정 2023-06-14 20:52

    조윤영 기자 사진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 8일 저녁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비판하며 청나라 대신 위안스카이에 비유한 세평을 언급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위안스카이는 중국과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국내 정치권에 종종 소환되는 인물이다. 그는 누구일까.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비공개 시간에 ‘싱 대사의 부적절한 처신에 국민들이 상당히 불쾌해하고 있다.

    싱 대사를 위안스카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더라’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 대사가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동한 자리에서 미리 준비한 에이(A)4용지 5장 분량의 원고를 꺼내 15분 동안 읽으며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미국 편향’ 외교 정책을 비난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싱 대사의 발언에 정치권은 즉각 반응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신원식 의원은 지난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싱 대사가 마치 구한말 우리나라에 왔던 청나라의 위안스카이처럼 막말을 쏟아냈다. 오만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신평 변호사도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싱 대사가 한국에 주재하며 오만불손한 처신을 해 많은 한국인은 구한말 우리의 불행한 시절에 청의 젊은 위안스카이가 와서 부린 객기와 행패를 연상한다”고 썼다.

    싱 대사의 발언으로 소환된 위안스카이(1859년~1916년)는 구한말 조선에 주재하며 내정간섭을 한 인물이다. 그는 1882년 조선에서 임오군란이 일어나자 정세를 안정시킨다는 이유로 청나라 주재관으로 파견됐다. 임오군란에 연루된 흥선대원군을 억지로 가마에 태워 납치해 청나라로 압송, 연금한 것도 23살의 위안스카이다. 그는 2년 뒤 1884년 갑신정변을 진압하기도 한다.

    위안스카이. 위키피디아커먼스 제공.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제공하는 중학교 역사과 수업 참고자료를 보면, 당시를 이렇게 설명한다. ‘정부가 개혁 정강을 발표한 날 오후 위안스카이가 이끄는 청군은 신속히 창덕궁으로 공격해 들어왔다. 급진개화파 쪽 군대가 이에 대항해 싸웠지만 군사적 지원을 약속했던 일본군은 제대로 전투도 하지 않고 철수했고 갑신정변은 청군의 무력공격에 3일 천하로 끝나고 만다.’

    갑신정변에서 공을 세운 뒤 일시 귀국했던 그는 1885년 석방된 흥선대원군과 함께 조선으로 돌아왔고, 같은해 조선 주재 청나라 교섭·통상 대표를 맡아 조선의 내정과 외교에 간섭했다. 그는 말이나 가마를 타고 궁궐 문을 무단출입했고, 조선 정부의 공식 행사에서 상석에 앉았고 한다.

    그는 특히 1886년 고종이 러시아에 도움을 청하려 하자 ‘이씨 가운데 현명한 사람을 뽑아 새로운 왕으로 세우겠다’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고 한다. 조선이 1887년 미국에 전권공사를 파견할 때는 ‘준칙 3단’ 이행을 강요하기도 했다. 연회장에서 조선 공사는 청나라 공사보다 낮은 자리에 앉고, 청나라 공사와 중요한 사안을 협의하고 지시에 따르라는 조건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24회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위안스카이가 소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주한 중국대사들과 관련된 설화 논란이 이어질 때마다 거듭 소환됐다. 2016년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가 당시 제1야당 대표이던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만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가 한국에 배치되면 한·중관계가 파괴될 수 있다”고 경고성 발언한 때도 위안스카이를 연상케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직접 싱 대사를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외교 싸움에 전면에 나는 모양새는 절적치 않다는 우려와 비판이 여야에서 제기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출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께서 비공개라 개인의 소회를 말씀하신 것 같다.

    그런데 비공개라고 해도 그걸 또 밖에다가 얘기하는 분들도 문제가 있다”며 “일단 이런 식으로 되면 계속 에스컬레이션(증폭)되어, 대통령도 마치 외교 싸움에 전면 나선 것 같은 모양새가 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대통령이 외교 싸움 전면에 나섰는데, 만약 중국이 그것(대통령실의 적절한 조치 요구)을 거부하면 국가 원수 체면이 어떻게 되겠느냐. 국가 원수의 체면을 살리기 위해 다음 단계로 (싱 대사를) 추방해야 되느냐. 계속 관계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9587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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