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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전쟁發 식량위기 악화에… 각국 ‘유전자 변형 작물’ 허용 움직임지금 이곳에선 2022. 12. 2. 21:52
가뭄·전쟁發 식량위기 악화에… 각국 ‘유전자 변형 작물’ 허용 움직임
[WEEKLY BIZ] Biz Pick: ‘안티 GMO’ 변화하나
입력 2022.11.24 11:30
올해 극심한 가뭄으로 식량난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케냐는 ‘유전자 변형(GM)’ 작물 재배와 수입을 금지한 10년 전 결정을 철회하기로 했다. 케냐 당국은 “세계보건기구(WHO), 식량농업기구(FAO) 등 생명공학 관련 여러 전문가 의견과 보고서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유전자 변형 옥수수 재배·수입이 가능해지면서 주식인 옥수수 확보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쟁과 기후변화 등으로 식량난이 심해지면서 각국이 유전자 변형 작물에 대한 태도를 바꾸고 있다. 안전성 등을 이유로 문을 걸어 잠갔던 국가들에서 올 들어 식량 안보를 위해 허용 범위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같은 생물체 안에서 특정 유전자를 잘라내는 식으로 개량하는 ‘유전자 편집(GE)’은 외래 유전자를 삽입하는 유전자 변형과 달리 봐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유럽연합(EU) 농업부 장관들은 지난 9월 회의를 열고 유전자 편집 같은 신기술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즈데네크 네쿨라 체코 농업부 장관은 “에너지 가격 급등과 기후 변화로 EU 농업 생산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며 “EU 농부들이 새로운 유전체 기술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2018년 유럽사법재판소는 유전자 편집 역시 유전자 변형으로 분류, 관련 지침을 따라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현재 일부 유전자 편집 기술에 대한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유럽이 유독 유전자 조작에 대한 거부감이 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 행보라는 평이 나온다.
농업생명공학업체 신젠타가 유전자 가위(편집) 기술을 이용해 만든 가뭄에 강한 옥수수. /신젠타
재작년 EU에서 탈퇴한 영국은 이미 유전자 편집을 유전자 변형 규제에서 제외하는 법안을 의회에 상정한 상태다. 영국 환경·식품·농촌부는 이 법안이 발효되면 가뭄과 고온에도 잘 자라는 밀, 변색 속도를 늦춘 바나나 등을 개발·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는 지난 3월 일부 유전자 편집 작물을 기존 규제에서 면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유전자 변형 겨자의 노지(露地) 재배를 승인했다.
면화 등 일부 작물만 유전자 변형 재배를 허용하고 있는 중국 역시 식량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올 초 유전자 편집 작물 승인 절차를 완화하는 시범 규정을 내놨다.
우리 정부도 유전자 편집 작물은 기존 유전자 변형 작물보다 낮은 수준의 규제를 적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7월 국회에 제출한 ‘유전자 변형 생물체의 국가 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외래 유전자를 도입하지 않고 유전자 변형 생물체를 만든 경우 위해성 심사 등을 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는 까다로운 승인 과정과 낮은 시장성 때문에 유전자 변형 작물 재배는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일부 작물에 한해 수입은 되고 있다.
다만 각국 정부가 환경 단체나 시민 단체의 반대를 어떻게 넘어서느냐가 관건이다. 마틴 헤이슬링 독일 녹색당 의원은 “유전자 편집 작물은 농부들의 종속성을 심화시켜 바이엘 같은 대형 농업 회사의 지배력만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https://www.chosun.com/economy/mint/2022/11/24/ZH2OMZ6CDFAJ5FGUGME4KYRY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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