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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욕심 없다"던 권도형, 테라 2.0에서도 월 4억원대 이자수익 의혹시사 경제 2022. 6. 21. 15:31가상통화 분석가들 “1969만개 든 가상지갑 소유 의혹”해당 지갑 거래 영수증에 프로포절 작성자 ‘권 대표’지갑, 본인 소유 아니라면 타인에게 게시 부탁한 셈
미국 가상통화 거래소 ‘크라켄’ 캡처
99.99% 폭락 사태를 빚은 ‘테라·루나’의 발행사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가 새로 출범한 ‘테라 2.0’에서도 자체 발행 코인 약 2000만개를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코인 약 2000만개는 테라 2.0 내 3위 규모로, 현 시세에 따르면 매달 4억원 상당의 예치(스테이킹)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나는 돈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권 대표의 주장과 달리 이 코인을 통해 거액의 수익을 얻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20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테라 2.0 생태계에서 약 1969만개의 루나2를 보유한 A지갑이 권 대표의 소유이거나 권 대표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가상통화 분석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가상지갑은 가상통화를 담아두고 거래하는 일종의 계좌이다. 지갑의 가상통화 거래 내역은 암호화된 뒤 블록체인상 ‘블록’에 기록되기 때문에 특정 지갑의 거래내역을 추적할 수 있다. A지갑이 보유한 루나2는 전체 루나2 통화량의 2%에 상당하는 양이다. 테라2.0 내 전체 지갑 가운데 3위에 달한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소유하거나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의심받는 A지갑의 코인 보유 현황(20일 오전 기준). ‘Coins’ 칸은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이고, ‘Vesting’은 일정 시간까지 거래는 제한되지만 소유권은 보전되는 자산이다. 테라파인더 화면 캡처
테라 2.0은 기존 테라·루나의 대규모 폭락 사태 이후 테라폼랩스가 최근 새로 만든 생태계다. 기존의 테라(UST)와 루나 코인(루나클래식)은 폐기되고 새 통화인 ‘루나2’로 통일했다. 기존 루나클래식 보유자들은 루나클래식을 루나2로 교환(에어드롭·Airdrop)받는다.
다만 권 대표는 테라폼랩스는 테라 2.0에서 루나2를 새로 교환받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권 대표는 지난 9일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에어드롭 할당으로부터 의식적으로 손을 떼고 있다”며 “테라 2.0은 테라폽랩스가 주도해 이끄는(TFL-led) 체인이 아니며, 모든 결정은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만들어진다”고 했다.
그러나 복수의 분석가는 1969만개의 루나2를 보유한 A지갑이 권 대표 소유 지갑으로 보인다고 분석한다. A지갑이 권 대표와 관련된 중요 거래를 최소 2회 진행했다는 것이다. 테라폼랩스가 제공하는 ‘테라파인더’ 거래내역에 따르면, A지갑은 테라 폭락 이전인 지난해 8월11일 약 587루나클래식 값의 거래를 했다. 이 거래는 테라 생태계의 의사결정기구라 할 수 있는 ‘아고라’에 한 투표(프로포절·Proposal)를 올리기 위해 이뤄졌다.
이 거래의 영수증에는 이 거래로 인해 성사된 프로포절의 작성자(author)가 권 대표(Do Kwon - Founder and CEO)로 돼 있다. 권 대표는 이 거래가 이뤄진 지 6분 만에 트위터에 “테라 화폐를 업그레이드할 제안(governance proposal)이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나왔다”며 해당 프로포절을 링크하고 홍보성 트윗을 올렸다.
2021년 8월11일 A지갑의 거래내역 영수증. 권도형 대표가 작성한 프로포절 관련 거래임이 기록돼 있다. 테라파인더 화면 캡처
테라 사태를 추적하고 있는 한 가상통화 분석가는 경향신문에 “만약 이 지갑이 권 대표의 소유가 아니라면 자신의 프로포절을 대신 올려달라며 남에게 부탁한 셈인데, 그것은 매우 이상하고 드문 일(odd and unlikely)일 것”이라며 “(A지갑이)권 대표의 소유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추측했다.
권 대표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A지갑의 또 다른 주요 거래는 2020년 7월24일 이뤄졌다. 이 거래에서 A지갑은 테라폼랩스가 자사의 공식 지갑이라고 인정한 B지갑으로부터 약 2030만개의 루나클래식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A지갑이 현재 보유 중인 루나2와 이 거래가 연관된 것이 아닌지 의심한다. B지갑으로부터 받은 루나클래식 2030만개를 A지갑이 1969만개의 루나 2와 교환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루나2 에어드롭은 루나클래식 보유자가 해당 화폐를 테라 폭락 시점 전에 얻었는지 이후에 얻었는지에 따라 교환비가 다르게 책정됐다. 테라 폭락 전에 보유한 루나클래식과 루나2의 교환비는 1:1에 준했다. 그런데 A지갑이 테라 폭락 전인 2020년 7월 B지갑으로부터 받은 루나클래식과 현재 보유하고 있는 루나2의 차이가 3%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2020년 7월24일 테라폼랩스의 공식 지갑 B지갑이 A지갑에게 2030만 루나클래식을 송금한 거래 내역. 테라파인더 캡처
B지갑의 주소를 공개한 테라폼랩스 트위터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1969만개의 루나2로 A지갑이 매달 약 16만4000개 루나2(20일 시세 기준 약 32만8000달러·한화 약 4억1420만원) 상당의 이자 수익을 얻는다고 본다. 테라 2.0에서 투자자는 가상통화를 현물화하지 않고도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가상통화를 예치해두면 은행 이자처럼 이자 수익(Staking Reward)이 나오기 때문이다. 20일 기준 테라 2.0의 이자 수익 비율은 13.05%인데, A지갑은 루나2를 여러 ‘검증인(Validator)’들에게 위임(Delegate)하는 형태로 예치하고 있다.
해당 검증인들이 떼가는 수수료를 제하면 A지갑이 받을 수 있는 이자 수익은 월 약 16만4000 루나2로 추정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해당 루나2 보유고는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 자산이 아니라 일정 시점까지 사용이 묶이는 비유동성 자산(Vesting)인데, 테라폼랩스는 이처럼 코인이 묶인 상황에서도 이자 수익이 발생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권 대표가 루나2를 위임함으로써 자신의 프로포절 통과를 도울 ‘의결권’을 얻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테라 2.0에서 의사결정은 투자자들의 투표로 이뤄지는데, 이 의결권은 코인 보유량에 따라 주어진다. A지갑으로부터 코인을 위임받은 검증인들이 권 대표나 테라폼랩스의 제안에 우호적인 표를 던지는 ‘거수기’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의심한다.
현재까지 권 대표는 이 같은 의혹에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테라 사태를 논평하는 유명 가상통화 분석가 ‘팻맨’이 A지갑의 정체에 대해 트위터로 묻자 권 대표는 “토큰 구매 계약 보유자”라고만 답하고 이후 답변을 거부했다.
투자자들은 투명성과 공정성이 필수적인 디파이(탈중앙화 금융시스템) 생태계에서 권 대표가 계속 투명하지 못한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한다. 의혹 검증에 참여한 가상통화 전문가는 경향신문에 “사람들이 여러 차례 위험성을 경고했지만 권 대표는 자만에 빠져서 듣지 않았다.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투명해져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 측에 수차례 연락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돈욕심# 없다"던 #권도형, #테라 #2.0에서도 #월 4억원대 #이자수익 #의혹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2062106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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