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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은 지금 MICE 붐… “공급과잉 우려도”
    문화 광장 2021. 12. 28. 12:32

    수도권은 지금 MICE 붐… “공급과잉 우려도”

    입력 2021.12.28 06:00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마이스(MICE) 시설이 곳곳에 추진되고 있다. 2조원 안팎의 대형 프로젝트에는 건설사 컨소시엄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도시·광역권 차원에서 중구난방으로 추진되고 있어 과잉공급 우려도 나온다. 마이스는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Exhibition)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용어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사업’에서 서울 스마트 마이스 파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한화건설이 주도하는 이 컨소시엄에는 HDC현대산업개발·금호건설·중흥건설·우미건설 등 상당히 많은 건설사가 참여한다. 한화건설 컨소시엄에 밀려 떨어진 무역협회 컨소시엄에도 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포스코건설·롯데건설·SK에코플랜트 등 대형 건설사들이 총망라됐다.

    한화 컨소시엄의 서울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사업 조감도. /서울시 제공
    이처럼 건설사들이 앞다퉈 MICE 사업 수주전에 뛰어드는 것은 부지·시설 규모가 크다 보니 사업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잠실 MICE의 경우에는 사업비가 2조1672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소되지 못하고 쌓여온 수요가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곧 폭발할 것이라는 예측과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이후 대규모 개발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시장의 기대도 커진 것도 이유로 꼽힌다.
    이 같은 흐름에 잠실 외에 수도권 곳곳에서도 MICE 시설을 새로 만드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강서구 마곡동에는 롯데건설이 코엑스 연면적의 2배에 달하는 MICE 복합단지 ‘르 웨스트(Le west)’를 오는 2024년까지 지을 예정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마곡동 인근 김포공항 부지에도 MICE 시설이 포함된 복합시설 개발을 검토 중이다.
    서울 강북권에서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사업이 대표적이다. 서울시가 서울역사 뒤의 유휴 철도용지를 서울역과 연계해 복합 개발하는 이 사업은 내년 착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국제회의가 가능한 수준의 MICE(컨벤션) 시설과 호텔·판매·업무시설 등 최고높이 40층의 5개 동 건축물을 짓겠다는 계획인데, 총사업비는 2조원에 이른다.
    경기도에서는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일대에 20만6350㎡ 규모로 조성할 ‘성남 백현 MICE 도시개발사업’의 사업비가 2조2000억원 대로 추산된다. 부산 역시 ‘2021년 MICE 산업 육성 계획안’을 확정해 현재 추진 중인 벡스코 제3전시장과 서부산권 제 2전시장 컨벤션센터의 건립을 완료하고 북항 원도심권에 대규모 MICE 복합지구를 개발하기로 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일각에선 MICE 사업 붐에 편승해 과잉공급이 이뤄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MICE를 중구난방 짓게 되면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는 커녕 산업의 성장도 기대하기 힘들고, 오히려 입지가 안 좋은 곳에 지어진 MICE 시설은 ‘유령공항’처럼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 개발업계 관계자는 “최근 MICE를 앞세운 주거 상품들이 분양시장에서 크게 흥행하면서 MICE 산업보다는 그에 파생되는 인근 주택 시장 진출을 위해 MICE를 앞세우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MICE 산업의 특성상 검증된 입지에 국가 차원의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MICE 산업과 시설 입지는 국가 경쟁력이라는 큰 그림에서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 서울의 경우에도 서울시가 아닌 수도권이라는 차원에서 고민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사례를 봐도 MICE 시설을 여기저기 분산할 경우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성장이나 발전의 축보다는 지역 경제를 침체시키는 요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시설 특성상 많은 공간을 차지하다 보니 활용도가 낮아지면 지역 전체의 활력도 가라앉기 쉽다”고 했다.
    최재견 신영 리서치센터장도 “MICE 시설은 성공만 하면 고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어 고용 창출과 인구 유입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다만 관련 산업이나 인프라가 집적해 있는 곳이어야 정보교류나 시너지 등의 효과가 나타난다. 현재 한국 최고의 MICE 시설이라 할 수 있는 코엑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무역센터나 아셈타워 등 일대에 세계 정보기술(IT) 100대 기업 중 20~30개 기업이 몰려있어 수요가 충분히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재견 센터장은 “한때 유행한 테크노밸리 역시 판교 등 업무지구가 뒷받침되는 곳은 기능을 충실히 하고 있지만, 일산·의정부처럼 산업기반이 부족한 곳에서는 아쉬운 면이 있다”고 했다. 대표적으로 일산 킨텍스의 경우 일산이 자족도시라기보다는 베드타운(Bed town)의 성격이 강해 역할과 기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또 전시·컨벤션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코엑스나 부산 벡스코보다 규모가 클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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