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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아 됐다” 교황 잃은 아르헨티나의 눈물…미국도 조기 게양지금 이곳에선 2025. 4. 23. 10:12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4년 5월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이 알려진 뒤 세계 각국은 애도 기간을 선포하는 등 그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지며 교황이 남긴 가르침을 새겼다.
21일(현지시각) 프란치스코 교황의 고향 아르헨티나에선 7일간의 국가 애도기간이 선포됐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곳에서 대주교를 지내며 가난한 사람들의 곁을 지켰다.
교황의 선종 소식을 듣고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성당을 찾은 환경미화원 하비에르 랑게나리는 “아르헨티나 국민으로서 우리는 고아가 됐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에 말하며 슬픔을 전했다. 브라질과 스페인도 이날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21일(현지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시민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서거를 추모하는 묵주기도에 참석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집권 1기 때부터 프란치스코 교황과 대립각을 세우곤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을 비롯한 미국 공공건물에 조기 게양을 명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로운 안식을 빈다. 그와 그를 사랑한 모든 사람들을 신이 축복하길 기원한다”는 짧은 메시지를 냈다.
지난 2018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이주 아동을 그 부모와 분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부도덕하다”고 비판하며 “가톨릭 가치에 위배된다”고 목소리를 냈다. 교황은 지난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그의 이민 정책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21일(현지시각)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뒤, 미국 워싱턴 디시 기념탑에 반기로 게양된 깃발이 날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신자들도 비탄에 젖었다. 가자지구에 있는 성가정 교회의 비상위원회 위원장인 조지 안토네 신부는 “우리는 매일 용기를 내고, 인내하고, 강해지는 법을 가르쳐 준 한 성인을 잃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2023년 10월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시작된 뒤 몇 시간 지나지 않아 교황은 가자지구 내 유일한 가톨릭 교회인 이곳에 전화를 걸었고, 최근까지 전화 통화를 하며 가자의 상황을 전해 들었다고 한다.
안토네 신부는 “(교황은) 내가 너와 함께 있다.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곤 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가브리엘 로마넬리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지막으로 전화를 건 것은 부활절 전날인 지난 19일이었다고 했다. 교황은 20일 마지막 부활절 메시지를 전할 때에도 “가자지구의 상황이 개탄스럽다”며 “모든 전쟁 당사자들에게 호소한다. 휴전을 선언하고, 인질을 석방하며 평화의 미래를 갈망하는 굶주린 사람들을 도와달라”고 말했다.
부활절 ‘깜짝 휴전’을 선언했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애도를 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교황은)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해 기도했다. 우리는 가톨릭 신자들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정신적 지지를 기대했던 모든 신도들과 함께 슬퍼하고 있다”고 소셜 미디어에 썼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크렘린궁을 통해 메시지를 내어 “교황은 기독교 신앙의 헌신적인 봉사자이면서 현명한 종교인이자 정치인, 인본주의와 정의의 뛰어난 가치를 견고하게 지키는 수호자로서 국제적으로 큰 존경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교황에 대해 “러시아에 매우 긍정적인 태도를 표현하신 분”이라며 “우리는 이를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21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의 테스타치오 다리 위로 보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추모 영상 화면.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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