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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사람: 대통령님♥’…성탄 카드 500장의 대반전지금 이곳에선 2024. 12. 25. 13:51
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가 23일 윤석열 대통령 관저로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 500장이 담긴 봉투. 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제공
‘대통령님~! 대학생들이 대통령님을 위해 손수 편지를 써서 보냈습니다! 행복한 연말 보내세요~! ♡♡♡♡♡♡♡’
겉봉투에 속은 것일까. 대학생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 500장이 2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겉봉투에 적힌 문구와 달리, 카드는 12·3 내란사태를 일으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대학생 시국회의)는 이날 우체국에서 받은 알림 메시지를 공개하며 “23일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는 대통령실 김정환 수행실장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배송완료되었다”고 밝혔다.
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가 24일 공개한 우체국 배달완료 알림톡. 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제공
대학생 시국회의는 23일 오전 관저와 가장 가까운 서울 용산구 한남동우체국에서 카드 500장을 빠른 등기로 발송한 바 있다. 수신지는 ‘한남동 대통령 관저’, 수신인은 ‘윤석열’이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접수 통지서와 출석요청서, 경찰의 출석요구서는 모두 수취 거부하고 있으면서 지난 18일 생일을 맞아 지지자의 화환과 선물은 경호처를 통해 멀쩡히 수령했다”고 비판했다.
이번에 보낸 카드들은 지난 21일 경복궁역 인근 서십자각터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3차 대학생 시국대회’에서 모은 것이다. 대학생 시국회의가 공개한 카드 일부를 보면 “당신은 민주주의를 꺾을 수 없다”, “죗값 치르고 감옥 가라”, “모두가 제 몫의 숨을 온전히, 또 기꺼이 쉬게 해주세요”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대학생들이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 일부. 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제공
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가 2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우체국에서 대통령 관저로 크리스마스 카드 500장을 빠른 등기로 보내고 있다. 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제공
강태성(24·홍익대 경영학과 재학)씨는 윤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 “무슨 자격으로 대통령 관저에서 잘 지내십니까”라며 “당신이 따뜻한 방에서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잘 때, 우리는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길바닥에서 밤을 지새웠다”고 적었다. 이어 “반성하지 않는 자를 용서할 수는 없다. 내가 보기에 윤석열씨는 용서받기를 바라지 않는 것 같다”며 “당신이 무엇을 거부하건, 언제까지 거부하건 간에 우리는 계속 요구할 것이다. 윤석열 당신의 파면을! 윤석열 탄핵의 인용을! 더 나은 세계로의 개혁을!”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가 보낸 탄핵심판 관련 서류 수취를 거부해 왔다. 헌재는 19일 거듭 대통령 관저로 보냈지만 수취가 거절된 △탄핵심판 청구 접수 통지서(답변요구서, 탄핵소추 의결서 포함) △출석요구서 △준비명령 등은 우편이 도달한 20일에 송달된 것으로 간주한다고 못 박아 윤 대통령 쪽 재판 지연에 제동을 걸었다.
윤 대통령은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도 불응하고 있다. 앞서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출석 요구를 한 차례씩 거부한 윤 대통령은 25일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는 공조수사본부의 2차 출석 요구서 수령도 거절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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