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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카페에서 ‘아점’ 먹고 아웃렛 쇼핑… 달라진 추석 풍속도지금 이곳에선 2024. 9. 18. 13:04
브런치 카페에서 ‘아점’ 먹고 아웃렛 쇼핑… 달라진 추석 풍속도
입력2024-09-18 10:41:51수정 2024.09.18 10:41:51 채민석 기자
의왕시 백운호수, 방문객으로 북적
설문조사에서도 '우리끼리' 현상
물가상승 영향… 농산물 가격 폭등
17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의 한 브런치 카페가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채민석 기자
“대기 인원이 너무 많아서 기다릴 수가 없어요. 다른 식당으로 가려고요.”
추석 당일인 지난 17일 오전 11시. 경기도 의왕시 백운호수 인근 도로는 휴일을 맞이해 나들이를 나온 차량들로 가득했다. 식당과 카페에는 사람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고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대기 시간이 1시간으로 예상된다’는 직원의 말을 듣고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이날 식당을 방문했다 대기를 포기한 60대 주부 유 모 씨는 “추석 당일 아침에 이렇게 사람들이 많을 줄은 몰랐다”라며 “추석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당가 인근에 있는 롯데프리미엄아웃렛 타임빌라스 앞 도로에도 건물로 진입하려는 차량으로 꽉 막혀있었다.
주차장은 주차 장소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붐비고 있었으며, 매장 내부에 들어서자 함께 쇼핑을 나온 가족들이 매대에 진열된 상품을 구경하는 모습이 눈에 띠었다.
이날 배우자와 아들과 함께 아웃렛을 방문한 4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연휴 때 고향에 다녀오면 2~3일은 훌쩍 지나는 데다, 교통정체 등으로 체력적 부담까지 겹쳐 올해는 가족과 단란하게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며 “게다가 요즘 물가도 많이 올라 일가 친족들이 모두 모이면 식비 등 금전적인 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민족 대명절인 추석의 풍속도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과거 추석 연휴가 일가친족들이 한 곳에 모여 전을 부치고 송편을 빚는 등 음식을 직접 해 먹으며 화합을 다지는 기간으로 인식됐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가족끼리 간단히 외식을 한 뒤 아웃렛으로 쇼핑을 가는 등 휴식을 위한 시간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실제 이달 15일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1021명 가운데 42.1%만이 '추석 연휴 기간 고향 또는 가족, 친척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여가활동을 하겠다고 답하거나 또는 여행을 가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절반 이상인 56.4%에 달했다.
추석 연휴에 주로 누구와 시간을 보낼 계획인지를 묻는 말에는 '직계가족과 함께 지낸다'는 응답이 55.2%였으며, 직계 가족 및 친척과 보내겠다고 답한 비율은 28.5%에 불과했다.
17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소재의 롯데프리미엄아웃렛 타임빌라스 앞에 자동차들이 줄서있는 모습. 채민석 기자
이처럼 추석에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아진 이유로는 인구 구조 변화와 더불어 물가 상승이 꼽히고 있다. 지난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 소매가격은 지난 13일 기준 한 포기에 8002원으로 1년 전에 비해 45.3% 상승했다. 무 가격 또한 1개에 3681원으로 1년 전 대비 59.1% 올랐다.
특히 잡채 등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시금치와 당근의 가격도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금치는 100g에 3944원, 당근은 1㎏에 7612원으로 1년 전 대비 각각 57.1%, 23.0% 올랐다.
농산물 뿐만 아니라 일부 수산물과 축산물 가격 또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서민 밥상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과나 배 등 과일 가격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호텔이나 마트의 밀키트로 상차림을 대신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르메르디앙&목시 서울 명동이 내놓은 명절 음식 제품 ‘명절 투고’ 세트의 올해 판매량은 지난해 추석 대비 10~15%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마트에서는 밀키트 제품들이 동나기도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요즘 직접 상차림을 하기에는 물가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뛰어 마트 등에서 밀키트 제품을 찾는 시민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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