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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톡톡] ‘킹달러’ 달러보험의 재발견… “단기 환차익보다 안전자산 접근”지금 이곳에선 2023. 10. 16. 18:26
[머니톡톡] ‘킹달러’ 달러보험의 재발견… “단기 환차익보다 안전자산 접근”
환율 오르거나 내려도
가입 상황에 따라 유불리 나뉘어
환율 낮으면 추가납입
환율 높을 때 손해 없이 해지
입력 2023.10.16 14:11
일러스트=손민균지난해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3년 만에 1320원을 넘어선 이후 고환율 추세가 계속되면서 달러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확정이율 3%짜리 달러보험이 출시되면서 환차익을 노리고 이율까지 챙기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단기 환차익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달러보험에 가입하는 건 안 된다고 조언한다.달러보험도 결국 보험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전자산인 달러로 목돈을 마련하는 목적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 9월 ‘무배당 백만인을 위한 달러종신보험 Plus’를 출시했다. 종신보험으로 보장성 보험이지만, 확정이율은 3%로 다른 원화보험보다 금리가 높아 주목을 받고 있다.해외 장기투자 자산 수익률이 국내 투자자산 수익률보다 높아 외화보험은 원화보험에 비해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상품은 40세 남성 10년납 기준 만기 시 해약환급률이 117.8%다. 10년 동안 1만2276달러를 내면 1만4467달러를 받는 셈이다.만기 후 해지하지 않고 5·10·20년 유지하면 해약환급금은 각각 1만5398달러(125.4%), 1만6379달러(133.4%), 20만371달러(165.9%)가 된다. 같은 조건이지만 20년납 기준으로는 만기 해약환급률은 121.43%로 13만3440달러를 적립하면, 16만2030달러를 받을 수 있다.이를 10년 더 유지하면 18만1807달러, 추가로 10년 더 유지하면 20만1228달러로 늘어난다.특히 5년·7년납은 15%, 10년납 이상은 14%의 장기유지보너스를 계약자적립액에 가산해주고, 이 보너스를 받는 시점 이후에 보험을 해지해도 해약환급금은 모두 보장된다.또 계약 기간 10년 이상, 납부 기간 5년 이상이면 비과세 혜택도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해지환급률 등만 놓고 보면 달러보험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단기납 종신보험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달러보험은 안전자산인 달러를 모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외화통장을 개설하거나 번거로운 환전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원화로 보험료만 납입하면, 자동으로 달러로 적립되고 보험금도 달러로 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 등에서 현금을 달러로 환전하는 것보다 환전 수수료도 저렴하다.특히 환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이 달러보험을 찾는 또 다른 이유다. 환율이 1000원일 때 보험료를 납부해 10만달러를 적립하면, 납입한 보험료는 원화로 1억원이다. 이후 환율이 현재처럼 1300원을 넘으면 최종적으로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동일하게 10만달러지만, 원화로는 1억3000만원이 되는 식이다.
그래픽=정서희다만 달러보험은 만기가 되지 않아 보험료를 매달 납부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환율이 상승하는 게 좋은 일이 아니다. 내야 할 보험료가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이날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54원으로 지난해 평균 환율(1306원)보다 높다. 2021년과 2020년은 1100원대였다. 지금 달러보험에 가입해 매달 450달러를 원화로 납부한다고 가정하면, 2~3년 전보다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더 큰 문제는 만기 이후 환율이 급격하게 하락할 때다.환율이 1200원일 때 보험료를 전부 냈는데, 보험금을 받을 때가 되자 갑자기 환율이 1000원으로 떨어지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주식·펀드 수익률에 따라 환급금이 달라지는 변액보험처럼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고객이 짊어져야 하는 구조다. 단순히 ‘고환율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만 믿고 달러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그렇다고 달러보험에 가입한 뒤 환율이 급등했다는 이유만으로 만기 전 보험을 해지하는 것도 손해다. 보험은 만기 전 해지하면 납부한 보험료의 극히 일부만 돌려받는 구조여서 환차익을 보는 게 의미가 없어진다. 결국 환차익을 보려면 만기 이후 보험금을 수령할 때의 환율이 보험료를 납입한 기간의 평균 환율보다 높아야 한다.환율이 낮은 시기라면 보험료를 추가로 납입하고, 환율이 높다면 약정된 금액만 납부하는 게 유리하다. 만기 이후에는 보험을 유지하다가 환율이 높아진 이후에 해지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 실제 외화보험 해지 건수는 환율 상승기에 급증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외화보험은 금융위기 등 환율이 높았던 2007년과 2008년에 총 6147건 해지됐다.이는 2004~2006년 해지 건수(2080건)보다 약 3배 많은 수치다. 금융위는 이 통계를 두고 “(환율 상승으로) 보험료 부담이 증가해 조기 해지하는 경우가 급증했다”고 해석했지만, 해약환급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는 조건이었다면 환차익을 챙길 수 있다.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고 목돈을 달러로 마련하고 싶다면, 현재로선 메트라이프생명이 유일하게 선보인 ‘달러저축전환’ 특약을 이용할 수 있다.원화로만 보험료를 납부한 뒤 만기 이후 적립금을 한 번에 달러로 전환하는 방식이라 이른바 ‘환헤지’가 가능하다. 메트라이프는 이 특약을 이용할 경우 공시이율 4.5%를 제공한다. 조건은 계약일로부터 7년이 경과하고 전환신청일 기준 주계약 해약환급금이 1만달러 이상인 계약이다.가령 40세 남성이 가입금액 1억원 7년납의 ‘원화백만종Plus’ 상품을 10년 후 달러저축으로 전환한다고 가정하면, 환율 1200원 적용 시 전환금액은 12만1725달러다. 이를 10년 더 유지하면 60세가 됐을 때 해지환급률은 177%로 뛰어 17만7858달러로 늘어난다. 물론 60세가 되는 시점에 환율이 급락하면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강달러 현상이 두드러질 때 해지하는 것을 선택지로 고려해야 한다.환율이 급격히 변할 때 최소한의 대처를 하고 싶다면 이른바 ‘유니버셜’ 기능이 탑재된 달러보험을 활용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유니버셜은 보험 해지 시 받을 수 있는 해약환급금 중 일부를 수수료 없이 중도인출하거나 납입을 유예할 수 있는 기능이다. 환율이 폭등할 때는 적립금 일부를 인출하고, 환율이 낮을 때는 인출한 만큼 추가납입을 하는 방식이 가능하다.다만 일반 은행계좌처럼 수시로 입출금이 자유롭지 않고, 보장이 줄어들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달러보험을 단기 환차익을 얻기 위한 환테크 수단으로 접근하기보단 장기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에 안전자산인 달러를 추가한다는 생각으로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연금보험이나 저축보험이 아닌 질병·장애 등 위험을 전가해 주는 보장성 보험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달러보험은 보험금을 받는 시점의 환율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보험은 장기 납입하는 상품이라 가입 시점의 환율이 어떤지보다는, 장기적으로 달러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가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그는 “달러는 기축통화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에서 위험 분산 효과 측면에서 접근성이 좋은 투자처다”라며 “장기간 유지했을 때 평균 환율이 고르게 나오고, 이 평균 환율과 대비해 보험금을 받을 때 환율을 비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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