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쟁이 아닌 자기 성찰의 길을 함께 가보자.지금 이곳에선 2008. 4. 4. 08:59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의 '생명, 평화 순례단'이 김포애기봉에서 부산 을숙도까지 경부운하구간을 50일에 걸쳐서 걸었습니다. 처음 순례를 시작할 때 이명박운하에 대한 국민여론은 찬성 40%에 반대 40%으로 대략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순례가 정확하게 반이 끝난 지금 60:20으로 찬반여론이 바뀌었습니다.
이런 여론의 변화는 순례단이 걸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물신만능주의가 극성으로 기승을 부리는 척박한 이 시대를 순례단이 생명의 강을 따라 걸으면서 먼저 자기 속에 꿈틀거리는 욕망 즉 자기 속의 대운하를 발견하고 참회했고 이런 순례단의 마음에 많은 사람들이 공명하면서 큰 틀에서 변화가 시작된 것이라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순례단은 이명박을 탓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를 성찰했습니다. 그 진심이 신도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 움직임이 기도가 되었고, 함께 걷기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참여한 여러분들의 자기 성찰과 참회와 간절한 기도는 더욱 더 큰 힘이 되었고 더 큰 공명을 불러온 것 아니겠습니까? 물론 서울대를 중심으로 단호하게 일어선 운하백지화 교수모임도 여론의 변화에 큰 기여를 했을 것입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4월 1일 부산 을숙도에 다녀왔습니다. 문경새제에서는 기독교의 기도회가, 봉암사에서는 불교의 기도회가, 남지에서는 원불교의 기도회가 있습니다. 그리고 4월 1일에는 천주교의 정의구현사제단과 천주교창조보전전국연대가 주최하고 종교를 초월한 500여명의 신도가 함께 한 '생명의 강, 그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가 있었습니다.
운하의 효과는 겨자씨만한데, 부작용은 코끼리와 같은 일을 왜 하려고 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절대로 상상도 하지않을 일을 진지한 얼굴로 말을 하니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느냐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같은 시대를 걷는 사람으로써 우리의 책임은 없느냐는 질문을 던졌고, 단호하게 이를 막아야겠다는 결연한 의기표명이 있었습니다.
지난 2월 경북대에서 한국지형학회가 주최한 운하에 관한 세미나가 있었습니다. 그때 어떤 교수분이 '만약에 우리가 이명박대운하를 막을 수 없다면, 우리는 이완용 동생쯤의 매국노가 되는 것이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물었습니다. 진작에 반대하지 그랬냐구요? 그랬더니 "농담인지 알았지. 이명박과 그 일당들이 그 수준은 되는 줄 알았다구.."라고 하더군요.
말도 되지 않는 이런 미친 시도에 국민들이 호도되는 것을 막기위해서는 영산강부터는 보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순례단의 소식과 이에 화답하는 신도들의 마음을 널리 알려야겠습니다. 그리고 보다 많은 분들이 함께 걷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알리는 일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한나라당의 총선 압승은 거의 기정사실인 것 같습니다. 만약에 지금정도 즉 60%정도의 반대여론으로 반대의 기세가 멈춘다면 이명박과 한나라당과 이 땅의 위대한 토목인들은 약간의 여론적 불리함은 무시하고 과반수가 넘은 의석으로 특별법 제정으로 나설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그동안의 경험을 통하여 활동가만의 운동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확인한 바 있습니다. 이명박대운하를 백지화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참여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미사가 끝나고 "함께 가지 우리 이길을"을 함께 부르면서 순례단과 정의구현사제단이 행진하는 광경을 보면서 순간 옛생각이 나고 피가 순간적으로 꿈틀거리더군요.
어떻게 보면 터무니 없는 지율스님의 단식에 국가적 공사가 상당히 오랜기간 스톱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율스님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극단적이지 않습니다. 상당한 국고의 손실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인간중심적인 개발지상주의만으로 이땅을 뒤집는 행위에 대하여 시민 스스로가 경계하고 있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단지 숲을 걷는 것 만으로도 우울증 환자들의 증상이 개선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미사가 끝나고 한 카리스마하는 우리의 멋진 순례단과 정의구현사제단의 발길이 척박한 이땅을 사는 우리 시민들의 주인의식을 불러일으켜 남은 50여일은 함께 가는 투쟁의 길이 아니라 자기 성찰의 길이 ....또 자연의 소리를 듣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순례단의 진정을 알고, 참여할 수 있는 과정에 나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는 고민이 앞섭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참여를 희망합니다.
-운하백지화 종교환경회의-
'지금 이곳에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긴급 진단' 벼랑 끝 한국경제] 1부-<2> 경제현장의 비명 (0) 2008.07.02 '27분 명강의', 대운하의 진실과 만나보세요 (0) 2008.04.19 [화제의 글] 걱정이 앞서는 대운하사업-이준구교수 (0) 2008.03.11 덕유산에서 2 (0) 2008.02.12 덕유산의 산 산호초 (0) 2008.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