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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 “요즘 애들은” Z “젊은 꼰대네”... MZ가 갈라서기 시작했다

    [WEEKLY BIZ] [직장인 블라블라] MZ세대라 묶이기엔 너무 달라진 M과 Z 세대

    조성호 기자

    김동현 기자

    입력 2024.03.14. 17:57업데이트 2024.03.1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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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김영석

    ‘요즘 애들’이 심상치 않다. 직장 내에서 사실상 한 묶음 취급을 받았던 MZ세대가 분열을 시작했다. MZ세대란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1990년대 중반 출생)와 Z세대(1990년대 중반 출생~2000년대 초반 출생)를 아울러 부르는 말. 이렇게 20년에 걸친 세대를 하나로 묶어 ‘MZ세대’라고 부르는 건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문제는 밀레니얼 세대도 사회 ‘짬’이 차면서 20년 격차인 Z세대 막내들과 함께 묶이기엔 달라도 너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른바 ‘MZ 갈등’이다.

    대부분 회사에서 중간관리자로, 일부 대기업에선 임원으로까지 승진하기 시작한 M세대가 보기엔 Z세대가 ‘요즘 애들’로 느껴지겠지만 Z세대 입장에선 M세대가 ‘젊은 꼰대’다. 특히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나 X세대(1970년대생)도 뭐라고 하지 않는데 M세대가 나서서 사사건건 트집 잡는 게 Z세대는 영 불편하다.

    ◇M의 생각 “라떼는 ‘죄송합니다’부터”

    한 식품 대기업에서 일하는 A(38) 과장은 최근 일을 너무 잘하는 ‘후배님’ 덕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입이라 천천히 가르치자는 생각에 세 시간 정도 걸릴 듯한 일을 맡겨 놓으면 그의 후배 B(27) 사원은 일을 한 시간 만에 끝마쳐 놓고는 책을 읽고 있다. “끝났다고 왜 말을 하지 않느냐” 또는 “새로운 일을 찾아서 하지 그랬냐”는 질문을 하면 돌아오는 답변은 “안 시키셨잖아요”다.

    A씨는 “시키는 일 외에는 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 같은 게 느껴졌다”고 했다.

    Z세대가 일을 피하는 것만이 M세대의 불만은 아니다. 업무 중에 나누는 대화의 말투도 M세대는 불편하다. 한 대기업 사무직 직원 C(42) 차장은 후배들이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절대로 하지 않는 것이 불만이다.

    C씨는 “우리 때는 ‘죄송합니다’가 일종의 패시브 스킬(항상 효과를 발휘하는 기술을 뜻하는 게임 용어)이었는데, 요즘은 죄송하다고 하면 손해를 본다고 여기는 것인지 절대 죄송하단 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오타를 지적해도 ‘죄송합니다’ 대신 ‘피드백 감사합니다’라는 답변이 오거나 ‘그러네요, 오타 정말 잘 잡으시네요!’라고 칭찬하고 있으니 황당하다”며 “일에서 구멍이 생겨서 해결하라고 할 때에도 ‘죄송합니다.

    빨리 하겠습니다’가 아닌 ‘잠시만요’부터 나오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대형 증권사에 근무하는 D(38) 과장도 “나만 겪는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내 부하 직원은 ‘감사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가 아닌 (아랫사람에게 말 하듯) ‘고마워요, 수고했어요’라고 한다”며 “이걸 지적하자니 꼰대 소리 들을 것 같아 그냥 참고 삼키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Z의 생각 “어차피 다 ‘노예’면서”

    Z세대 입장에선 M세대가 답답하다. 회식이나 대면 근무 같은 구태의연한 방식을 강요당할 때면 ‘퇴직 마렵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서울 용산구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E(29) 사원은 최근 자신보다 5년 일찍 입사한 선배로부터 “지난 회식 때 왜 불참했느냐. 얼굴이라도 비쳐야 회사 생활에 도움이 될 것 아니냐”고 한 소리를 들었다.

    E씨는 “회사 차원의 회식 기조가 ‘자발 참여’인데, 부장이나 임원도 뭐라고 하질 않는 것을 나서서 나무랄 필요가 있느냐”며 “최근엔 우리 기수 후배들을 ‘요즘 애들’이라며 비꼬던데, 정작 본인도 윗분들 눈엔 ‘요즘 애들’이면서 우리 세대를 총알받이로 쓰려는 것 같아 기분 나쁘다”고 했다.

    사원 30명 규모 한 전자장비 제조 기업에 다니는 F(29)씨는 최근 ‘주 1회 재택근무제 폐지’로 불만이 크다. 주 1회 재택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굳어졌었다. 그런데 M세대 과·차장들이 나서 “직원들 간 유대가 사라져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고 건의해 없앤 것이다. F씨는 “일주일에 하루밖에 없던 재택근무를 없앤다고 사원들간 유대가 두터워지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투자회사에 근무하는 직원 G(29) 사원은 “회사가 내 인생을 책임져주는 것도 아닌데 몇 살 차이도 안 나는 선배들은 너무 회사에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며 “어차피 그들이나 나나 똑같이 회사의 ‘노예’인데 받은 만큼만 일하면 되는 것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MZ 갈등은 세계적 추세

    M과 Z 두 집단을 묶어 부르는 것은 한국만의 특이한 문화이지만 세계 어디에나 M과 Z는 존재한다. 당연히 직장 내 M세대와 Z세대 즈음 나이대 사이 갈등도 한국만의 일은 아니다. 일본 Z세대들 사이에선 최근 ‘젊은 꼰대’를 뜻하는 ‘와카키로가이(若き老害)’란 신조어가 떠오른다. FNN(후지뉴스네트워크)은 “지금까지 ‘로가이(꼰대)’라고 불려온 이들과 다르게, 나이가 많지 않음에도 젊은 부하 직원들에게 ‘벽’을 느끼게 하는 존재”라고 지난달 보도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M과 Z세대에 속한 젊은 층 사이 갈등이 사회에 뛰어든 시기에 기인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대학생 때나 취업준비생일 때 2008년 금융 위기를 겪었던 M세대가 ‘받아주기만 해도 감사한’ 취업 전선을 뚫어야 했다면, Z세대는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알아주는 회사를 고를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었다는 것이다.

    ‘세대의 차이’ 저자 진 트웬지는 인디펜던트에 “다른 세대를 탓해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며 “큰 문화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모든 세대가 그 변화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그는 “M세대가 물건을 사지 않고, 결혼을 늦게 하고 아이를 늦게 낳는 것을 비난하는 것이 비생산적이듯이 업무와 생활을 분리하는 습관 Z세대에게서 배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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