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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식 아파트·편의점 줄줄이… 여기는 동탄 아닌 ‘몽탄 신도시’
    지금 이곳에선 2023. 7. 28. 10:20

    한국식 아파트·편의점 줄줄이… 여기는 동탄 아닌 ‘몽탄 신도시’

    한국 문화가 대세된 몽골 수도

    구아모 기자

    입력 2023.07.28. 04:34업데이트 2023.07.28. 09:54

    익숙한 풍경 - 지난 22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영업 중인 ‘둥지포차’는 메뉴판에 한글로 떡볶이, 어묵, 새우튀김, 김밥 등을 적어놓고 손님을 맞고 있었다(위 사진). 같은 울란바토르에 있는 1000가구 규모의 한 아파트 단지도 한국 건설사가 지어 국내 아파트 단지와 비슷한 형태다. /울란바토르=구아모 기자

    지난 22일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의 국영 백화점 인근 번화가. 시내 중심지인 이곳을 걸으니 골목 곳곳에 한국 편의점 브랜드인 ‘CU’와 ‘GS25′가 1분마다 번갈아 나타났다. 한 건물에 두 브랜드 편의점이 같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편의점 한편은 ‘불고기 도시락’ 등 편의점 도시락과 한글이 적힌 음료가 채웠다. 50㎡ 남짓한 매장 내부에서는 몽골인 3명이 삼각김밥과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아마르 타이실(20)씨는 “시내 곳곳에 편의점이 있어 김밥과 라면은 몽골인들에겐 친숙한 음식”이라고 했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의 골목 곳곳에 한국 편의점 브랜드가 들어서있다. 몽골 현지에는 500호가 넘는 한국 편의점이 진출해있다. /구아모 기자

    최근 몽골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들 사이에서 울란바토르는 ‘몽탄신도시’로 불린다. 아파트와 거리 모습이 경기도의 ‘동탄신도시’와 비슷하고 간판까지 한글로 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곳곳에 한국식 편의점, 카페, 제과점이 있다.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수흐바타르 광장 인근엔 떡볶이와 어묵, 닭강정 등 길거리 간식을 파는 노점이 곳곳에 있었다.

    한글로 ‘델루나펍(PUB DEL LUNA)’ 간판이 붙은 식당에선 어묵탕과 제육볶음을 안주로 소주를 먹는 현지인이 많았다. 한국 카페 체인점은 노트북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여행을 위해 이곳을 찾은 직장인 이소연(27)씨는 “여기가 서울 홍대 앞 거리인지, 울란바토르인지 외국 간판이 없으면 전혀 구별을 못 할 정도”라고 했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의 번화가 중 하나인 '서울의 거리'의 모습. /구아모 기자

    한국의 대형 마트인 이마트는 울란바토르에서만 3호점째 문을 열었다. 전체 매장 월 방문 고객만 150만명으로 울란바토르 인구(160만명)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한다. 현지 마트에서도 김치, 떡볶이 양념, 쌀떡, 김 등 한국 식품 코너를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새로 건설하는 아파트 단지 경관도 한국 아파트 단지와 유사하다.

    코트라에 따르면, 울란바토르 시내에 한국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 단지는 10여 곳이라고 한다. 국내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울란바토르를 가로지르는 ‘톨강’ 인근에 한국식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특히 부촌은 대부분 한국식으로 짓는 게 유행”이라며 “울란바토르 인근에도 세종시를 벤치마킹한 한국식 신도시가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울란바토르에 있는 1000가구 규모의 한 아파트 단지. 국내 아파트 단지와 비슷한 형태다./구아모 기자

    몽골에 한국 문화가 유행하게 된 건 한국과의 인적 교류가 크게 작용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몽골 전체 인구 340만명 중 10%가량인 30만명이 유학이나 일자리 때문에 한국을 다녀왔다.

    그때 경험한 한국 문화를 고국에 옮겨 왔다고 한다. 전라북도 전주에서 8년간 유학한 발지르 몽크토야(38)씨는 ‘둥지포차’에서 떡볶이, 새우·고추튀김, 김말이, 김밥 등을 판매하고 있다.

    발지르씨는 “한국에서 공부하던 시절, 물가가 비싼데 돈도 넉넉지 않아서 분식집에서 끼니를 자주 해결했는데, 그때 생각이 나서 몽골에서도 떡볶이 노점을 차리게 됐다”고 했다. 발지르씨의 노점에는 한국어·몽골어가 병기된 메뉴판이 걸려 있었다.

    울란바토르의 편의점 매대에 있는 라면의 모습./ 구아모 기자

    경상남도 고성에서 7년간 살았다는 도가르수렌 나란치맥(44)씨는 집 안 곳곳에 쌀, 신라면 묶음, 큐원 설탕 등 한국 식제품이 있다. 도가르수렌씨는 “매주 장을 이마트에서 본다”며 “한국에서 살았던 경험 때문에 한국 음식을 찾게 되는데 특히 제육볶음과 삼겹살을 좋아한다”고 했다.

    울란바토르의 한국식 주점에서 소주를 정리하는 직원의 모습./구아모 기자

    드라마 등 콘텐츠 돌풍도 한몫했다. 1990년 한·몽 양국 수교 이후 몽골 방송에선 ‘모래시계(1998년)’ ‘겨울연가(2002년)’ ‘대장금(2003년)’ 등이 방영돼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2008년 방영한 ‘아내의 유혹’은 동시 시청률 80%를 기록했다고 한다.

    경기 안산 대부도에서 3년간 목수 일을 한 잠양 담딘수렌(51)씨는 “‘응답하라 1988′을 제일 좋아하고, 펜트하우스 같은 드라마가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드라마 야인시대 등도 현지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고 했다.

    울란바토르에 있는 한 떡볶이 노점의 모습. /구아모 기자

    바트델게르 노로브냠 단국대 몽골어학과 교수는 “1990년에 몽골이 민주화되고 나서, 몽골 입장에서 한국은 제일 가까운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 국가였다”며 “한국에서 취업, 공부하고자 하는 유학생이 계속 늘어나게 됐고, 한국살이에 적응한 세대가 몽골에 돌아가서 그 습관을 정착시키게 됐다”고 했다.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3/07/28/OBKAMJCU7ZGJ5MSTKWWKQAHI6Y/?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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