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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이드 차이나] 고속도로 휴게소서 밤샜다…시진핑 3연임 코앞, 방역 통제 더 심해졌다
    지금 이곳에선 2022. 9. 13. 14:34

    인사이드 차이나] 고속도로 휴게소서 밤샜다…시진핑 3연임 코앞, 방역 통제 더 심해졌다

    10월 국경절 연휴, 당 대회 기간 이동 제한

    코로나 검사 의무화…지방정부 재정 악화

    베이징=김남희 특파원

    입력 2022.09.13 12:48

    중국 베이징의 코로나 검사소에서 배달 앱 메이퇀 배송원이 검사를 받고 있다. /김남희 특파원

    지난달 말 중국 북동부 바닷가 휴양지인 허베이성 친황다오시 베이다이허(北戴河)에 다녀왔다. 이곳은 1950년대 중국 최고 지도자 마오쩌둥 시절부터 중국 최고 지도부가 매년 여름 휴가를 보내는 곳이다. 핵심 현안을 논의하는 비공개 회의도 겸하는데, 이를 베이다이허 회의라 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7월 31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군 건군 95주년 기념식 참석 후, 보름 만인 8월 16일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에서 모습을 다시 드러냈다.

    대중 앞에서 사라졌던 이 기간, 시 주석을 포함한 중국 최고 지도부가 베이다이허에 머문 것으로 추정됐다. 그로부터 약 2주 후인 8월 말 베이다이허를 방문했다. 중국 수도 베이징에선 약 300㎞ 떨어져 있다. 출발 전 오후 1시 베이징시 차오양구의 한 검사소에서 코로나 핵산 검사를 받았다. 다른 도시에서 베이징시로 돌아오려면 48시간 내 발급된 코로나 음성 결과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미리 검사를 해두고 출발한 것이다.

    차로 약 3시간 걸려 고속도로 베이다이허 톨게이트를 빠져나가자마자 경찰 검문이 있었다. 차에서 내려 신분증 검사를 하고 베이다이허 방문 이유를 답했다. 그 후엔 도로 가장자리에 설치된 검사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또 받아야 했다. 외국인이라 검사 절차가 더 복잡했다. 통행증 종이에 코로나 검사를 완료했다는 도장을 받아야만 베이다이허에 진입할 수 있다.

    베이다이허 내에선 베이징 차량 번호판을 달고 있어서인지 또 한 번 경찰 검문에 걸렸다. 코로나 감염자가 나왔던 베이징 펑타이구와 다싱구를 방문한 적이 있는지, 베이다이허에 왜 왔는지, 어디서 묵을 건지 등을 꼬치꼬치 캐물었다. 한참의 조사 끝에 다시 차를 타고 출발할 수 있었다.

    그날 밤 베이징으로 돌아가는 길에 베이징시의 코로나 건강 상태 확인 앱인 젠캉바오에 검사 결과가 뜨지 않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밤새 6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 평소 오후 1시에 검사를 하면 당일 밤 앱에서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날은 다음 날 새벽 5시가 넘어서야 젠캉바오 앱에 검사 결과가 등록됐다. 코로나 음성 증명서를 보여주고 나서야 고속도로 검문소를 통과할 수 있었다. 베이징 복귀 후엔 24시간 안에 한 번, 1차 검사 24시간 후부터 베이징 도착 72시간 안에 또 한 번 코로나 검사를 하는 게 요즘 베이징시의 코로나 방역 정책이다.

    중국 최고 지도부의 여름 휴양지로 알려진 허베이성 친황다오시 베이다이허에 들어가려면 도착 직후 코로나 핵산 검사를 해야 한다. /김남희 특파원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될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중국은 방역 수위를 한층 강화했다. 지난달 11일부터 중국에선 한 달 넘게 감염자가 매일 1000명 이상 나오고 있다. 특히 수도 베이징에선 대학교 가을 학기 개강 후 여러 대학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해 비상이 걸렸다.

    당 대회는 10월 16일 개막한다. 당 대회가 가까워지면서 중국 당국은 국내 이동 자제령을 내렸다.

    8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9월 10~12일 중추절(중국식 추석) 연휴와 10월 1~7일 국경절 연휴에 지역 간 이동을 최소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중국 차이신 집계에 따르면, 9월 3일 기준 중국 33개 도시의 약 6500만 명이 전체 또는 부분 봉쇄에 놓인 상태다. 이 중 중국 남서부 쓰촨성의 성도 청두는 1일부터 열흘 넘게 봉쇄 중이다. 상반기 상하이 전면 봉쇄 후 인구 2000만 명 이상 도시가 봉쇄된 것은 청두가 처음이다.

    중국 베이징의 거리에서 코로나 핵산 검사를 하고 있다. /김남희 특파원

    위건위는 코로나 검사 상시화도 발표했다. 코로나 검사는 코로나바이러스 박멸이 목표인 중국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의 핵심 수단이다. 위건위는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도 전체 주민 대상 정기적인 코로나 검사를 명령했다. 무증상 감염자 조기 발견을 통해 전염 위험을 낮추겠단 의도다.

    앞서 5월 중국 방역 정책을 총괄하는 쑨춘란 부총리는 주요 대도시의 경우 도보 15분 거리마다 이동식 코로나 검사소를 세우도록 지시했다. 베이징의 경우 72시간 내 음성 결과가 없으면, 학교·직장에 갈 수 없고 대중교통을 탈 수 없으며, 식당·쇼핑몰 등 공공장소에 들어갈 수도 없다. 위건위는 6월에만 해도 감염 저위험 지역은 검사를 자주 받을 필요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당 대회가 임박하자 다시 방침을 바꿨다.

    코로나 검사 의무화로 지방정부 재정 상황은 날로 나빠지고 있다. 지방정부가 검사 비용을 모두 부담하기 때문이다. 지방정부 세수는 줄어드는데 방역 관련 지출은 늘고 있다. 지방정부가 코로나 검사 서비스 회사에 검사 비용을 제때 지급하지 않으면서 기업이 받지 못한 돈도 크게 늘었다. 5월 기준 중국엔 코로나 검사 실험실 약 1만3000곳이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증시에 상장된 코로나 검사 업체8곳의 6월 말 기준 미수금은 141억 위안(약 2조8000억 원)으로, 1년 전 대비 73% 증가했다. 디안진단(Dian Diagnostics)이 회수하지 못한 미수금은 106억 위안(약 2조1000억 원)으로, 지난해 6월 말(54억 위안)에 비해 거의 두 배 늘었다. 진위의학(KingMed Diagnostics) 미수금은 71억 위안(약 1조4000억 원)으로, 상반기 매출(78억 위안)에 육박했다. 진위의학은 상반기 실적 보고서에서 “검사비 결제가 미뤄지면서 부실채권 위험이 커졌다”고 밝혔다.


    조선비즈 베이징 특파원 김남희 기자입니다. 알면 좋을 중국 뉴스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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