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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안팔린다”… 거래 절벽에 이사도 못가고 발 묶인 사람들지금 이곳에선 2022. 9. 12. 16:24
집이 안팔린다”… 거래 절벽에 이사도 못가고 발 묶인 사람들
입력 2022.09.12 12:03
역대급 주택 거래 절벽으로 집이 팔리지 않으면서 이사를 준비하던 사람들과 청약 당첨 후 입주를 준비하던 사람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와 주택가 모습. /뉴스1오는 11월 경기도의 한 신축 아파트 입주를 앞둔 김모(43)씨는 지금 거주 중인 소형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밤잠을 설치고 있다. 2019년 청약 당시 기존 집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당첨이 된 김씨는 입주 때까지 매수자를 못 구하면 당첨이 취소된다. 그는 “중개업소 여러 곳에 매물을 내놓고, 호가도 내려봤지만 두 달 넘도록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가파른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우려에 주택 수요가 급감하면서 빚어진 ‘거래 절벽’ 때문에 투기가 아닌 실수요자까지 이사 계획에 차질이 생기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김씨처럼 청약 당첨자가 기존 집을 처분하지 못해 애를 먹는가 하면, 전세가 나가지 않아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발이 묶이는 사례도 많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상적인 이주 수요는 소화될 수 있도록 극도로 위축된 주택 거래를 정상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아파트 거래 역대 최저, “이사 못갈 판”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639건으로 2006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적다. 작년 7월 (4679건)의 7분의 1 수준이며, 2019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서울 아파트 월평균 거래량(5501건)과 비교하면 88% 급감한 수치다. 경기도 역시 7월 아파트 거래량이 2908건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주택 거래가 끊기면서 가을 이사철에 맞춰 이사를 준비하던 사람들은 애로를 겪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청약 당첨된 아파트에 입주하려던 1주택자가 기존 주택 처분을 못 하는 사례다.주택산업연구원이 조사한 7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79.6%로 아파트 5집 중 1집꼴로 입주를 못하는 상황이다. 미입주 원인은 ‘기존 주택 매각 지연’이 40%로 가장 많았다.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으면 분양대금 마련도 어려워지지만, 청약 당첨 자체가 취소될 수 있다. 규제지역이나 수도권, 지방 광역시에서 2018년 12월 이후 청약에 당첨된 1주택자는 입주 때까지 기존 주택의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신고까지 마쳐야 하는 의무가 생겼다.전세로 살던 사람들도 거래 절벽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서초구에서 전세로 살던 50대 직장인 이모씨는 오는 10월말 전세 계약이 끝나면 동작구의 본인 소유 집으로 옮기기 위해 4개월 전인 6월부터 집주인에게 퇴거 의사를 밝혔다. 동작구 자신의 집 세입자에게는 보증금의 10%를 미리 돌려줬는데, 서초구 집주인이 후속 세입자를 아직 못 구하고 있다. 이씨는 “집주인이 다음 세입자를 구하기 전까지는 전세금을 빼주기 어렵다고 한다”며 “보증금을 돌려받아야 나도 세입자를 내보낼 수 있는데 전세 거래가 이렇게 어려울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과도한 대출규제 풀고 공급 늘려야”전문가들은 거래절벽으로 인한 실수요자들의 피해를 막으려면 과도한 대출 규제부터 정상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가장 대표적인 규제로 2019년 12월 도입된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 금지 조치가 꼽힌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집값을 안정화한다는 명분으로 15억 대출규제를 내놨지만 중저가 주택 가격이 급등하고, 고가 주택은 현금 부자들의 전유물이 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며 “정상적인 거래까지 가로막는 측면이 있어 규제를 존속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하지만 정부는 15억 대출 금지 규제를 완화하는 것에 신중한 입장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15억원 대출 금지) 해제를 현재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언젠가는 논의할 문제”라며 추석 연휴가 끝나고 관계부처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박합수 건국대 교수는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중도금 대출 규제도 현실과 맞지 않아 조정이 필요하다”며 “기준 금리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은행권 대출 금리를 정상화할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거래 활성화를 위한 최고의 정책은 집값을 하향 안정시키는 것”이라며 “수요자들이 원하는 입지와 품질의 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하는 것이 정공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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