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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고 필요 없다더니…전기차 수요 둔화에 백기 든 테슬라
    지금 이곳에선 2024. 4. 1. 21:40

    광고 필요 없다더니…전기차 수요 둔화에 백기 든 테슬라

    머스크, 2019년에 “광고 싫다” 트윗

    지난해 주총서 “광고 시도해보겠다” 입장 변화

    테슬라, 미국 디지털 광고비로 86억원 지출

     
    입력 2024.04.01. 10:07
    지금까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광고를 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테슬라=머스크’라는 인식이 하나의 광고 역할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닌 ‘괴짜 천재’라는 이미지는 무엇보다 좋은 테슬라의 마케팅 수단이었다. 이에 테슬라는 별도의 광고를 할 필요가 없었고 머스크 역시 2019년 당시 트위터에 “나는 광고를 싫어한다”고 말했다.
    테슬라 제품 자체가 훌륭하면 광고를 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테슬라도 전 세계적인 전기차 성장 둔화에 결국 광고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지난해에만 86억 원의 광고비를 지출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유튜브에 올린 광고. / 유튜브 갈무리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광고 추적 회사 미디어레이더의 추정치를 인용해 전한 바를 보면, 테슬라는 2023년도에 미국에서 디지털 광고비로 약 640만 달러(약 86억2400만 원)를 지출했다.
    불과 1년 전인 2022년에 광고비로 17만5000달러(약 2억3581만 원)를 지출한 것과 비교해 급증했다. 디지털 광고 모니터링 회사 센서타워에 따르면 테슬라의 광고비 대부분은 유튜브에 쓰였다. 최근에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X·옛 트위터)에도 비디오 광고를 게재 중이다.
    머스크가 광고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고, 실제로 테슬라가 광고를 사실상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변화다. 테슬라의 브랜드 인지도는 그동안 머스크가 몰고 다니는 화제성과 함께 상승했다. 그리고 전 세계 얼리어답터, 실리콘밸리 기술 전문가들의 입소문에 기반했다. 최근에는 테슬라에 대한 언론 보도가 광고 효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변화는 지난해 5월 감지됐다. 테슬라 연례 주주총회 당시 머스크는 광고가 필요 없다던 기존 입장과 다른 말을 했다. 당시 한 주주가 ‘부유층을 위한 비현실적인 스포츠카를 만든다는 인식에 맞서기 위해 광고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하자, 머스크가 “약간의 광고를 시도해 보고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고 답변했다.
    이후 테슬라는 온라인에서 광고를 게재했다. WSJ는 “광고 추적 회사와 테슬라 광고를 게재한 기술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주총 이후 온라인 광고계에서 테슬라의 존재감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일례로 구글 광고 투명성 센터에 따르면 머스크의 주총 발언이 있은 지 몇 주 뒤, 테슬라는 자동차, 태양광 패널과 같은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구글 검색 광고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메타 광고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3월 초 기준, 메타가 소유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서비스 전반에서 타깃 비디오 광고를 구매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로이터
    최근 들어 테슬라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X에 자사의 ‘모델Y’가 ‘미국산 자동차 1위’라는 광고를 하고 있다. 해당 광고에는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테슬라 기가팩토리 영상이 담겨 있고, 이를 통해 모델Y를 홍보하는 내용이 나온다. 테슬라가 모델Y 가격을 1000달러(약 134만 원) 인상하기로 한 4월 1일 이전에 모델Y를 구매하라는 것이 광고 목적이다.
    유튜브에서 하는 테슬라 광고에는 뒷좌석에 앉은 어린이가 나오면서 모델Y의 안전 등급이 소개되고, 테슬라 충전소를 기반으로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등 가족 중심 메시지가 포함돼 있다. 테슬라가 멋진 스포츠카라는 기존 패러다임을 가족 친화적인 자동차로 바꾸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수요 증가가 둔화하고, 전기차 제조업체 간 경쟁이 심화한 외부 환경 변화 때문에 광고에 관심을 두게 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지난 1월 “2024년도에 매출 성장이 눈에 띄게 둔화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여기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약 30% 하락한 상태다. 여기다 경쟁업체인 중국 비야디(BYD)는 지난해 4분기에 테슬라를 제치고 전 세계 최대 전기차 판매 업체로 올라섰다. 또한, 중국의 대표적인 가전 업체 샤오미마저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테슬라의 위기는 증폭되고 있다.
    다만, 테슬라가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만큼 광고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할 필요는 없을 전망이다. 머스크가 테슬라라는 브랜드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여기다 테슬라는 각종 행사를 광고 대신 활용하기도 한다. 테슬라는 과거 독일 베를린에 있는 기가 팩토리를 공개하는 행사도 하나의 홍보 수단으로 활용했다.
    보통 특정 회사를 방문하거나 공장을 답사하면 휴대전화는 압수당하는 것이 관례다. 기밀이 새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테슬라는 베를린 기가 팩토리 공개 당시 휴대전화 압수와 같은 조치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행사 참가자들을 해당 행사를 촬영해 온라인에 올리도록 하면서 홍보 효과를 누렸다.
    실제로 테슬라가 집행한 광고비는 여타 자동차 제조업체보다는 적다. 제너럴모터스(GM)는 2023년 글로벌 광고 및 판촉에 36억달러(약 4조8442억 원)를 지출했다. 지난해 판매한 차량이 619만 대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 대당 약 580달러(약 78만 원)의 광고비를 지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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