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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개 의대 교수 사직서 제출 환자들 "우리 목숨이 하찮나"지금 이곳에선 2024. 3. 26. 09:59
24개 의대 교수 사직서 제출 환자들 "우리 목숨이 하찮나"
강민호 기자 minhokang@mk.co.kr
김지희 기자 kim.jeehee@mk.co.kr
입력 : 2024-03-25 17:54:41 수정 : 2024-03-25 19:54:40
집단사직 첫날 병원 현장우려와 달리 혼란 없었지만환자 불안감 갈수록 커져"암 수술 또 밀릴까봐 걱정"◆ 의사 파업 ◆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이 현실화된 첫날 우려했던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공의 이탈로 진료 공백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의대 교수들마저 무더기로 사직한다고 알려지면서 환자들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환자단체는 "우리의 목숨은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으로 희생돼도 좋을 하찮은 목숨이 아니다"고 호소했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 교수 집단 사직에 따른 대규모 외래 진료 축소와 수술 취소는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오전까지 아직 대규모 사직서 제출은 없었다"며 "외래 진료도 전공의 이탈 사태로 기존 대비 20% 줄어든 상황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도 "오늘부터 외래 진료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 움직임은 없다"며 "수술도 50%가량 축소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다른 대형병원도 대규모 외래 진료 축소나 수술 연기는 없었다.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을 결의했지만 곧바로 행동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수들은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수리될 때까지 주 52시간 안에서 외래 진료, 수술, 입원 진료 등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빅5 병원 관계자는 "사직서를 모으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며 수요일은 지나야 (사직서가) 모일 것으로 생각한다"며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병원은 수리하지 않을 예정이라 큰 의료 현장 공백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다른 병원 관계자도 "근무시간을 줄이겠다고 했지만 긴급한 수술을 거부하는 교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의료 현장에서 큰 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전공의 이탈로 인한 불편함을 겪은 환자들 걱정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한 40대 보호자는 "아버지 수술 일정이 그 전에 한 번 연기된 상황"이라며 "의사들이 또 그만둔다고 하는데, 다시 연기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평소 심장이 좋지 않아 병원을 자주 찾는다는 50대 환자는 "아직까지는 병원 진료를 못 받거나 한 적은 없다"며 "항상 진찰하던 교수님이 계신데 다른 의사에게 받는다면 불편할 듯하다"고 밝혔다.
전국 40개 의대 대부분에서 이날 소속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을 시작했거나 사직을 결의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금일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며 "교수직을 던지고 책임을 맡은 환자 진료를 마친 이후 수련병원과 소속 대학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성명에는 19개 대학이 참여했다.
안암·구로·안산 등 고려대 의료원 산하 병원 전임·임상교수들은 이날 오전 각각 총회를 열고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연세대 의대 교수들도 이날 오후 6시 의과대학장에게 일제히 사직서를 낸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도 이날 저녁 회의를 열고 집단 사직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환자들 우려는 커지고 있다. 한국백혈병환우회 등 9개 환자단체가 함께하는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교수들마저 떠난다면 환자들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강민호 기자 /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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