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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퇴근 5시간' 이 나라에 희망 쏜 韓건설사…25.7㎞ 모노레일 짓는다[르포]
    지금 이곳에선 2023. 11. 23. 11:03

    '출퇴근 5시간' 이 나라에 희망 쏜 韓건설사…25.7㎞ 모노레일 짓는다[르포]

    머니투데이

    아라이한(파나마)=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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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23 05:40

    [건설강국 코리아, 해외로 뛴다]⑥현대건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설치

    [편집자주] 윤석열 정부와 기업이 '원팀 코리아'로 힘을 합쳐 해외 인프라 개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이라크의 비스마야 신도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등 해외건설 먹거리. 이제 대한민국의 'K-건설'이 선점합니다.

     

    현대건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본선 공사 현장 현재 모습 /사진=현대건설
    중남미 코스타리카와 콜롬비아 사이, 대한민국의 약 75% 면적의 땅에 인구 약 450만명이 사는 나라 파나마. 인천에서 출발해 미국 LA(로스앤젤레스)를 경유, 도착까지 순수비행시간만 20시간에 달하는 지구 반대편 나라의 '대동맥'을 한국 건설사가 뚫고 있다. 이달 초 현대건설 (37,500원 ▲450 +1.21%)의 '파나마 메트로(철도) 3호선' 건설현장을 찾아 이 공사가 파나마에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를 확인했다.
    '지옥철'이 부러운 '출근지옥'
    지난 2일(현지시간) 오전 7시쯤 도착한 파나마 토쿠멘국제공항. 이곳에서 파나마의 수도 파나마시티 동부에 있는 공항에서 서쪽 약 40㎞ 거리에 있는 숙소까지 약 2시간이 걸렸다. 구리광산 반대 시위로 고속도로 일부가 막혀 차량이 우회하는 바람에, 출근시간 파나마시티의 교통정체를 체험할 수 있었다.
    특이한 광경을 목격했다. 도로 양쪽 차선을 한방향의 차량이 독점하는 시스템이다. 파나마시티 서부 근교(라초레라, 아라이한)와 파나마시티를 잇는 도로는 출근시간(오전 4시~오전 8시30분)에는 출근방향(라초레라→파나마시티)만, 퇴근시간(오후 2시30분~오후 8시)에는 퇴근방향(파나마시티→라초레라)만 일방통행한다. 출퇴근시간을 줄이기 위해 나온 고육지책이다.
    현재 파나마 운하를 기준으로 동쪽, 파나마시티에만 철도(1호선·2호선)가 있다. 반면 파나마 운하 서쪽 아라이한, 라초레라 지역은 대중교통이 열악하다. 시민들이 수도로 출퇴근할 수단이 제한적이다. 교통정체가 심한 시간을 피해도 출근길에서 2시간 이상 허비한다.
    퇴근길도 마찬가지. 하루에 4~5시간을 길바닥에서 날리는 셈이다. 도로를 한방향만 이용하게 하는 촌극의 배경이다.

    현대건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본선 공사 현장 현재 모습 /사진=현대건설
    희망을 짓는다
    파나마시티와 아라이한, 라초레라 지역을 잇는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가 한창(공정률 50%)이다. 파나마 시민들은 이 철도의 완공을 학수고대한다. 출퇴근 지옥에서 벗어날 유일한 희망이라서다.
    3호선 모노레일은 시간당 최대 3만명을 실어나를 수 있다. 총 25.7㎞ 길이의 3호선은 파나마시티 알브룩역에서 서부 아라이한 서쪽끝(라초레라와 경계)까지 이어진다. 종점부터 파나마시티까지 걸리는 시간은 45분. 3시간 가까이 걸리는 출근시간을 3분의1로 단축시킨다.
    지난 4일(현지시간) 공사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미국 마이애미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빌딩들이 만들어낸 스카이라인이 돋보이는 도심의 '마천루'와 달리, 3호선이 지나가는 파나마 운하 서쪽 지역은 도시보다는 시골에 가까웠다. 주말 아침 이른시각에도 근로자들은 바쁘게 움직였다. 곳곳에 철근 등 건설자재가 쌓여있고 중장비들이 가동되고 있었다.
    기존 도로를 따라 교각을 현장에서 시공하고, 그 위에 현지 자체 제작장에서 생산한 콘크리트 궤도 빔들을 얹어 연결하는 방식으로 철로와는 다르다. 연결된 빔들을 길로 삼아 모노레일이 주행하게 된다.
    파나마의 대동맥
    3호선 14번째 역(현재 기준 종착역)인 시우다드 델 푸뚜로(Ciudad del Futuro) 역사는 역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다. 플랫폼에 올라서 보니 수도권 주거지역을 관통하며 설치되고 있는 3호선 노선이 한눈에 들어왔다. 울창한 나무들과 어우러진 저층주택들 사이로 건설중인 레일이 점차 모습을 갖춰간다. 파나마시티 근교의 발전을 돕고 시민들의 불편을 덜어줄 '대동맥'이 자리를 잡아간다.
    파나마시티 서쪽 아라이한, 라초레라 지역에는 약 50만명이 살고 있지만 교통여건이 열악하다. 이수복 현대건설 파나마3호선 사업지원1팀장은 "파나마 중심지와 거리는 가깝지만 교통편이 불편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의 인구가 상당하다"며 "자신의 차를 타고 역까지 와서 세워두고 파나마시티로 오고가는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라초레라 주민들은 메트로 3호선 연장을 강력히 요구한다. 현재 계획된 14개역에 추가로 5개 역, 8km 구간을 늘려달라는 것이다. 파나마 정부도 3호선 연장을 긍정검토중이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장이 확정되면 현대건설이 공사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
    파나마 정부는 메트로 3호선이 완공되면 파나마시티 서부 지역 거주민들의 극심한 교통난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신규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효과도 상당할 전망이다.

    이수복 현대건설 파나마3호선 사업지원1팀장(오른쪽)이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2500개 다 다른 '28m 빔', 허용오차는 '단 3㎜'
    레일로 쓰이는 콘크리트 빔을 제작하는 공장이 현지에 따로 있다. 그 규모만 15만㎡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아라이한 남부 지역에 야산을 깎아 제작장을 만들었다. 작업량이 방대해 래미콘 공장도 따로 있다. 섬세한 빔 제작에 필수인 몰드(쇳물을 흘려 넣어 주물을 만드는 틀)도 한국에서 직접 공수했다.
    이곳에선 28m 길이의 빔이 이틀에 9개 정도 만들어진다. 설계에 따라 철근으로 뼈대를 잡고, 틀에 넣어 필요한 만큼 휘고, 콘크리트 양생 작업을 거친다. 메트로 3호선을 짓는데 총 필요한 빔의 수가 2500개 정도인데, 모양이 똑같은 빔은 하나도 없다. 빔 하나하나 별도의 설계가 필요한 정교한 작업이다.
    조금만 간격이 벌어져도 높낮이가 달라 모노레일 차량이 충격을 그대로 흡수하게 된다. 빔설치 허용오차가 단 3㎜인 이유다. 빔 생산 공장을 총괄하는 장태중 현대건설 파트장은 "휘어지는 곡선구간이 많아 정교함이 요구된다"며 "(구간 모양에 따라) 궤도(빔)도 휘게 만들고 원심력을 잡아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각도를 계산해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장태중 현대건설 파트장은 "휘어지는 곡선구간이 많아 정교함이 요구된다"며 "(구간 모양에 따라) 궤도(빔)도 휘게 만들고 원심력을 잡아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각도를 계산해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빔은 차량통행량이 적은 야간에 현장으로 운반된다. 현장에선 크레인이 빔을 기둥 위로 끌어올려 설치하고 이후 빔끼리 연속화 작업 등을 거친다. .
    한편, 현대건설컨소시엄(현대건설 60%, 포스코이앤씨 20%, 현대엔지니어링 20%)의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는 파나마에서 파나마 운하 이후 추진된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 중 역대 최대 규모다. 현재까지 완공되었거나 시공 중인 중남미 지역 공사 중 5번째로 큰 공사다.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와 서쪽 아라이한을 연결하는 총 연장 25.7㎞ 모노레일을 건설하는 공사로, 역사 14개소와 차량기지 1개소가 포함됐다. 2021년 2월 착공했다. 파나마 운하 해저터널 구간 공사까지 더해 총 공사비만 35억달러(약 4조5000억원)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터널 공사 현장 현재 모습 /사진=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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