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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 택시는 낮에도 안 잡히는데… ‘독점 호출 앱’ 카카오T 때문에 요금만 올라
    지금 이곳에선 2023. 10. 11. 08:43

    일반 택시는 낮에도 안 잡히는데… ‘독점 호출 앱’ 카카오T 때문에 요금만 올라

    ‘타다 금지법’ 이후 새 플랫폼 등장 요원

    카카오T 점유율 95% 달해

    ”추가 요금 더 내야 택시 잡힌다”

    택시요금·호출료 오를수록 카카오만 배 불리는 구조

    입력 2023.10.11 06:00
    서울 용산구 서울역 인근에서 카카오T 택시가 운행하고 있다./뉴스1
    “요즘에는 낮에도 택시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카카오T 블루나 블랙으로 돈을 더 내야만 택시가 잡혀요.”(30대 직장인 이모씨)
    “카카오T 이외에 다른 플랫폼은 택시가 더 없어서 더 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추가 요금을 내야 택시를 잡을 수 있는건 다른 플랫폼도 마찬가지라 카카오T를 울며 겨자먹기로 쓰게 됩니다.”(20대 대학원생 박모씨)
    정부가 지난 2월 택시 요금을 인상했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업계를 떠난 택시 기사들이 돌아오지 않아 여전히 택시 잡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택시 기본요금은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랐는데, 국토교통부와 업계가 요금 인상이라는 경직된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악순환의 고리에 빠졌다는 것이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카카오모빌리티는 각종 호출료와 더불어 팁 제도까지 도입하는 등 사실상 택시 요금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 타다 금지법 이후 카카오모빌리티 독점 굳어져
    11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택시 기사 수와 택시 이용자 수가 모두 줄었다. 법인 택시 기사는 2019년만 해도 10만명이 넘었지만 지난 7월 기준 7만126명으로 감소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7월 서울시 택시 이용건수는 1억5622만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감소했고 2019년과 비교하면 29% 줄었다.
    팬데믹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택시 이용자 수와 택시 기사 수가 모두 감소했는데, 이용자가 몰리는 시간대에 택시를 잡기 힘든 상황이 두드러졌다. 목적지가 노출되면 기사가 단거리 승객의 콜을 거부해 승차난을 야기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국토부가 요금을 올렸고, 카카오도 일반 택시도 호출료를 내면 빨리 잡을 수 있도록 한 ‘부스터 호출’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러자 택시 이용자 수만 급감해 택시 기사들과 이들의 회사까지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택시 앱 호출 시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점유율은 2019년 92.99%에서 2020년 94.23%, 2021년 94.46%로 매해 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 집계에 따르면 월간 활성이용자수도 카카오모빌리티가 1169만명으로 우티(45만명), 아이엠택시(10만명), 타다(9만명)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많다. 업계 관계자는 “독점에 가까운 시장 지배력 때문에 택시 요금에 미치는 영향력도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업계를 장악하게 된 계기가 2021년부터 시행된 일명 ‘타다 금지법’ 이후라고 보고 있다.
    2018년 타다 운영업체인 VCNC는 모회사인 쏘카로부터 빌린 렌터카를 ‘타다 베이직’을 통해 통해 운전자와 함께 대여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트폰 앱으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기사가 11인승 카니발 렌터카로 데려다주는 서비스였다.
    당시 타다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일행 6~7명이 한 차에 탈 수 있었던데다 차량 안에서 와이파이가 가능했고, 택시 기사가 승객에게 불필요한 말을 건네지 않도록 관리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택시 업계에선 타다가 사실상 면허도 없이 택시 영업을 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일었다.
    일부 택시기사들이 극단적 선택에 나서자 국회는 타다 금지법을 발의해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타다 금지법은 11∼15인승 차량을 빌릴 때 관광 목적으로 6시간 이상 사용하거나 대여·반납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일 때만 사업자의 운전자 알선을 허용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결국 법 개정에 따라 타다 베이직 서비스가 불법화되면서 서비스가 중단됐다.
    업계 관계자는 “타다 서비스가 출시됐을 때 국내 승차공유 사업의 영역을 개척해나가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며 “타다 금지법 이후 카카오모빌리티에 대적할 만한 서비스가 나오기 힘들어졌고 독점에 가까운 구조가 굳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 “택시들이 경쟁했다면 요금 오르지 않았을 것”
    다른 플랫폼들이 주춤하는 사이 카카오모빌리티는 승객 또는 택시 업계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호출료를 인상했고, 결국 택시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가 도입한 ‘부스터 호출’ 시스템은 호출료가 지역과 시간대별로 수요에 따라 다르게 책정되는데 최대 4000원에 달한다.
    최근 도입된 블루 택시 팁 제도 도입도 비슷한 맥락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와 가맹택시협의회가 상생방안을 논의하면서 택시기사들이 “택시요금은 올랐지만 고객 수요가 줄어 수입이 감소한다.
    동기부여가 될 수 있게 선택적으로 팁을 주는 시스템이 생기면 좋겠다”고 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다른 플랫폼과는 달리 승객이 기사에게 지불하는 호출료의 절반을 수수료로 가져가고 있는데 결국 기사도 승객도 다 내쫓는 결과가 됐다”면서 “여러 형태의 택시들이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면 요금이 이렇게 오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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