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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 부채가 GDP의 124%, 외환위기 때보다 높아졌다
    지금 이곳에선 2023. 9. 27. 10:18

    기업 부채가 GDP의 124%, 외환위기 때보다 높아졌다

    ‘가계빚+기업빚’도 사상 최대, 온 나라가 2년 번 돈으로도 못 갚아

    김은정 기자

    황지윤 기자

    입력 2023.09.27. 03:00업데이트 2023.09.27. 09:04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국내 주요기업 사옥 모습./연합뉴스

    한국의 기업부채가 올 6월 말 기준 2705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금액뿐만 아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로 따지면 124.1%로 1998년 외환 위기 때(108.6%)를 훌쩍 뛰어넘으며 역시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부동산 ‘영끌 매수’가 촉발한 과도한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 발목을 붙잡고 있는 사이, 기업부채마저 눈덩이처럼 부풀어 오르면서 경제의 또 다른 ‘뇌관’으로 떠올랐다.

    많은 기업이 빚을 내서 투자하기보다 고리(高利)의 빚을 갚으며 그저 버티고 있다. 올 1~8월 기업 파산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6% 급증했고, 벌어서 이자도 못 갚는 ‘악성 좀비’ 상태가 된 지 7년이 넘은 기업이 전체의 3.6%에 달했다.

    일러스트=김성규

    ◇기업 부채비율, 외환위기 때보다 높아

    26일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6월 말 GDP 대비 한국의 기업신용은 124.1%, 가계신용은 101.7%로 둘을 합친 민간신용이 역대 최대인 GDP 대비 225.7%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보다 이 비율이 높은 나라는 세계 주요 52국 중 6국(홍콩, 룩셈부르크, 스위스, 스웨덴, 중국, 프랑스)뿐이다(국가 비교는 3월 말 기준).

    다른 주요국은 대부분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GDP 대비 기업부채가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한국은 예외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 GDP와 비슷한 규모(101.3%)였던 기업부채는 코로나를 지나며 757조원 급증했다. 대부분 대출(600조5000억원 증가)이나 채권 발행(118조7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빚을 내 투자 수익을 높이는 등 적절한 부채 사용은 기업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하지만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과도한 빚을 지면 채무불이행과 파산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홍병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기업부채 수준이 높아질수록 이자와 원금 상환이 어려울 가능성이 커지고 예상치 못한 경제적 충격에 취약해진다”며 특히 “한계 실효법인세율이 1%포인트 높아질수록 기업 총부채는 0.31%포인트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그래픽=김성규

    ◇‘악성 좀비기업’ 900여개

    기업들이 빚을 감당할 만한 수준인지는 자기자본 대비 부채를 뜻하는 부채비율이나 유동부채 대비 유동자산을 뜻하는 유동비율을 보면 가늠할 수 있다. 이정연 한국은행 안정분석팀장은 “유동비율이 100%를 밑도는 기업이 26% 수준으로 크게 높아지지 않았고,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기업도 작년보다는 소폭 하락한 12% 수준이어서 당장 빚 때문에 큰 위기가 올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부쩍 높아진 금리가 수익성을 갉아먹는 게 문제다. 작년 말 기준 전체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 기업 2만5135곳 중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 못하는 기업이 전체의 15.5%에 달했다. 5년 새 이 비율이 최고였다. 또 5년 이상 이런 ‘한계기업’으로 분류된 ‘장기 존속 한계기업’도 903개에 달했다. 벌어서 이자도 못 낸 지 7년이 넘은 악성 좀비 기업이 전체 외감기업의 3.6%라는 의미다.

    더는 못 버티면 파산이다. 26일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올 1~8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회생·파산 등 도산 사건은 총 13만7484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1.36% 늘었다. 특히 법인회생과 법인파산이 각각 63.8%와 58.6% 늘었다.

    한은은 “장기 존속 한계기업은 정상 기업으로 회복될 비율이 낮아 과거 9.9%만이 정상 기업으로 회복됐다”면서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금융 지원 등 정책을 펼 때는 기업의 회생 가능성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밑 빠진 독에 물 부어선 안 된다는 메시지다.

    ◇빚에 몰린 ‘잠재 취약 청년 대출자’도 급증

    청년층의 빚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한국은행이 26일 낸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청년층의 순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2017년 31.6%에서 2022년 39.0%로 크게 높아졌다. 중장년층이 25.4%에서 23.0%, 고령층은15.4%에서 12.5% 등으로 다른 연령층에서는 같은 기간 부채비율이 줄어든 것과는 반대다.

    특히 여건이 악화되면 취약차주로 전락할 수 있는 중소득·중신용의 ‘잠재 취약차주’도 청년층의 17.8%로 파악돼 다른 연령층보다 많다. 한은은 “앞으로 청년층이 주택구입 과정에서 과도한 차입으로 인한 리스크가 커지지 않도록 부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ttps://www.chosun.com/economy/economy_general/2023/09/27/R4UPWLVVEJBY7BLFXZ3ZYDMTX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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