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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존심 구긴 김택진... 10년 공들인 AI투자업체, 아내 윤송이 지분까지 공짜로 넘겼다
    지금 이곳에선 2023. 8. 22. 19:50

    자존심 구긴 김택진... 10년 공들인 AI투자업체, 아내 윤송이 지분까지 공짜로 넘겼다

    포레스트, 디셈버앤컴퍼니 0원에 인수... 결손금만 떠안기로

    김남희 기자
    입력 2023.08.22 06:00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엔씨소프트
    게임 기업 엔씨소프트(256,500원 ▲ 0 0%)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가 자신이 최대 주주인 인공지능(AI) 투자 서비스 회사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을 사모펀드에 매각한다. 매각가는 사실상 공짜이며, 인수자가 기업을 정상화하지 못할 경우 기존 최대주주인 김택진 대표 측에 되팔 수 있는 옵션까지 부여된 것으로 알려졌다.
    디셈버앤컴퍼니는 2013년 김택진 대표 지분 100%로 출범한 회사다. 디셈버앤컴퍼니는 2019년 AI가 알아서 투자하는 모바일 플랫폼 핀트(fint)를 출시하며 국내 로보 어드바이저 시장을 열었다.그러나 디셈버앤컴퍼니는 설립 후 내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결손금은 800억 원으로, 자본 잠식 상태다.
    외부에서 수백억 원을 끌어와 투입했는데도 재무 상황이 오히려 더 나빠지자, 김택진 대표 측이 결국 손을 떼기로 한 것으로 관측된다. 사모펀드 운용사 포레스트파트너스가 김택진 대표와 아내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지분 84.7%(의결권 기준)를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국내 게임 회사 중 처음으로 AI 연구 조직을 만들며 AI 기술 개발에 공들인 김택진 대표가 체면을 구겼다는 평이 나온다. 22일 금융 투자업계에 따르면, 포레스트파트너스는 김택진 대표 측이 갖고 있던 디셈버앤컴퍼니 지분을 매입해 경영권을 인수할 예정이다.
    이르면 다음 달 안으로 지분 매입 절차를 완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 건전성 악화로 디셈버앤컴퍼니의 기업 가치가 크게 낮아진 영향으로, 지분 매각 가격은 사실상 0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손금만 포레스트파트너스가 책임지는 구조다.
    6월 말 기준, 김택진 대표가 디셈버앤컴퍼니 지분 39.0%(의결권 기준)를 가진 최대 주주다.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최고전략책임자)이 의결권 기준 27.6%를 보유하고 있으며, 엔씨소프트도 18.1%를 보유 중이다. 김택진·윤송이·엔씨소프트 지분이 최대 주주 측 지분으로 묶인다. 그다음으로 KB증권이 9.7%, BC카드가 5.2% 지분을 들고 있다.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 겸 NC문화재단 이사장이 2022년 10월 20일 서울에서 열린 재단 창립 10주년 콘퍼런스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디셈버앤컴퍼니는 AI 개발을 중시하던 김택진 대표의 개인 회사로 출발했다. 김택진 대표는 2013년 8월 개인 재산을 투자해 디셈버앤컴퍼니를 세우고 직접 대표를 맡았다. 그러나 이내 엔씨소프트 투자경영실장이었던 정인영 대표에게 대표직을 넘겼다.
    송인성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을 포함해 임원 대부분이 엔씨소프트 출신으로 꾸려졌다.
    김택진 대표는 디셈버앤컴퍼니 대표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7년간 지분 100%를 보유했다.
    그러나 디셈버앤컴퍼니가 자본 잠식 상태가 되자, 수차례 유상 증자를 통해 외부 자금을 보충했다. 2020년 9월 엔씨소프트와 KB증권이 AI 간편 투자 증권사 진출을 명분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디셈버앤컴퍼니에 각각 300억 원을 투자했다.
    이어 그해 10월 윤송이 사장이 95억 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주식으로 전환해 당시 기준 지분율 30.22%를 확보했다. 이어 BC카드가 2021년 2월 제3자 배정 유상 증자에 참여하며 99억 원을 출자해 당시 기준 지분 4.8%를 확보했다.
    디셈버앤컴퍼니의 자금 사정이 급격히 나빠진 것은 신생 서비스인 핀트를 홍보하기 위해 덩치에 맞지 않게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결과라는 관측이 많다. 디셈버앤컴퍼니는 2019년 4월 AI 기반 비대면 투자 일임(위탁 운용) 서비스 핀트를 출시했다.
    소비자가 일정액을 계좌에 넣으면 AI가 데이터를 분석해 자산을 배분하고 투자하는 핀테크 서비스다. 자체 개발한 AI 투자 엔진 아이작(isaac)과 일대일 투자 운용 플랫폼 프레퍼스(preface)로 구동된다. 디셈버앤컴퍼니는 당시로서는 낯선 AI 투자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2021년 11월 톱스타인 배우 전지현을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개인 투자자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투자자층을 늘리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마케팅 비용을 늘리면서 결손금 규모가 불어났다. 디셈버앤컴퍼니의 광고선전비 지출은 2020년 42억 원에서 2021년 153억 원으로 세 배 넘게 늘었다. 이어 2022년에도 광고선전비로 110억 원을 썼다.
    결국 결손금이 2020년 184억 원에서, 2021년 453억 원으로, 올해 6월 말엔 800억 원으로 커졌다. 디셈버앤컴퍼니는 2016년 3월 투자자문업과 투자일임업을 등록한 이래 매년 적자를 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디셈버앤컴퍼니는 2022년 4월~2023년 3월 연간 293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6월 말 기준 부채총계는 126억 원 이상이다.
    인공지능(AI) 투자 서비스 플랫폼 핀트(fint)는 2021년 11월 배우 전지현을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핀트
    10년 가까이 회사를 이끌던 정인영 대표는 올해 4월 초 사임했다. 경영 상황 악화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송인성 부대표가 대표 직무대행을 맡다가, 이달 3일 대표로 정식 선임됐다. 자본 잠식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포레스트파트너스의 지분 인수 후 추가 유상 증자가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백억 원 규모 유상 증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디셈버앤컴퍼니 기업 가치는 2021년 2월 BC카드 출자 당시보다 절반 이상 떨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BC카드는 당시 주당 2만7500원에 유상 증자에 참여했다.
    당시 디셈버앤컴퍼니 기업 가치는 약 2000억 원으로 평가됐다. 윤송이 사장은 지난해 이보다 높은 가격에 보유 지분 매각을 추진했으나, 매입자를 찾지 못했다.
    핀트의 AI 투자 성적은 저조한 편이다. 6월 말 기준 핀트 고객 수는 10만 5546명, 투자 일임 계약 건수는 11만6616건이다. 일임 계약 자산총액(계약금)은 1617억 원인데, 자산총액 평가액은 1456억 원으로 손실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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