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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만에 잡힌 ‘론스타 먹튀’ 핵심인물…법무부 “신속 송환”지금 이곳에선 2023. 3. 5. 23:45
외한은행 인수·매각을 둘러싸고 장기간 한국 정부와 국제적 소송을 벌여온 론스타가 입주해 있던 서울 역삼동 스타타워. 연합뉴스 자료 사진
론스타코리아 전 지사장 스티븐 리, 美서 체포‘먹튀’ 규명 핵심…범죄인 인도 재판 뒤 韓송환
‘외환은행 헐값매각’ 논란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스티븐 리(54·한국명 이정환·미국 국적) 전 론스타코리아 지사장이 법무부의 범죄인 인도 청구 17년만에 미국 현지에서 체포됐다. 법무부는 그를 조속히 한국으로 송환할 방침이다.
5일 법무부는 미국 당국과의 공조로 지난 2일(현지시간) 뉴저지주에서 이 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지난 2003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으로 사들인 뒤 수익을 남기고 되판 뒤 국내에서 철수했다는 소위 ‘먹튀’ 의혹을 규명할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이 씨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 과정에서 한국 정책 당국자나 금융권 인사들과 어울리며 계약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민단체와 국회 등이 ‘론스타 사태’에 대해 잇따라 고발에 나서자 지난 2006년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이 씨는 2005년 9월 이미 미국으로 도피한 상태였다. 따라서 검찰은 2006년 이 씨를 기소 중지하고, 미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당시 검찰은 이 씨가 외환은행 불법 매각과 수익률 조작에 관한 업무상 배임, 조세포탈, 횡령 등의 혐의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후 2017년 8월 이탈리아에서 체포됐지만 한국 법무 당국이 이를 뒤늦게 인지하는 바람에 현지에서 석방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지난해 법무부 새 지휘부가 들어서자 그간 지지부진하던 이 씨 신병 확보 절차는 론스타 사건을 전면 재검토하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달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일본에서 열린 ‘아·태 지역 형사사법포럼’ 참석 당시 미국 법무부 고위급 대표단과 양자 회의를 갖고 이 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절차의 신속 진행을 요청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법무부는 이 씨의 최신 미국 소재지 자료를 분석해 미국 당국에 제공했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미국 뉴저지주 연방 검찰청이 이 씨를 체포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미국 측과 협조해 이 씨 범죄인 인도 재판을 진행하고 신속하게 송환하겠다고 밝혔다.
박준희 기자(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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