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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안 팔리는데, 프리미엄 판매 전략까지 꼬인 삼성전자지금 이곳에선 2022. 10. 11. 16:08
TV 안 팔리는데, 프리미엄 판매 전략까지 꼬인 삼성전자
주력 제품으로 미는 8K TV, 콘텐츠 없어서 고민
OLED TV는 패널 수급 문제로 확대 어려워
대중화 노린다던 마이크로LED TV, 생산 시기도 미정
2022년형 네오 Neo QLED 8K 라이프스타일. /삼성전자 제공
입력 2022.10.11 06:00
삼성전자 프리미엄 TV 핵심인 미니발광다이오드(LE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마이크로LED 전략이 순탄치 않다. 전 세계적인 TV 수요 둔화 속에 월드컵이라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 등으로 판매량 만회를 노리고 있으나, 미니LED TV의 주요 제품으로 밀고 있는 8K 화질 콘텐츠가 거의 없다. 또 OLED TV는 패널 확보의 어려움으로 명확한 판매 전략도 짜기 힘든 상황이다.
올해 다양한 크기의 제품으로 본격적인 대중화를 노린다던 마이크로LED TV 역시 여러 사정으로 출시 계획이 어그러진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글로벌 TV 판매 1위 사업자지만, 업계는 삼성전자가 차세대 TV 제품 전략 짜기에 상당히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 네오 QLED. /삼성전자 제공
1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프리미엄 제품군 첨병에 미니LED를 채용한 네오 QLED 제품을 전략적으로 밀고 있다. 전반적인 TV 수요가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10월 할로윈데이, 11월 미국 추수감사절·블랙프라이데이, 12월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하반기 최대 성수기에 TV 판매를 만회해 보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의도다.
삼성전자는 오는 11월 20일 개막하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특수도 노린다. 통상 대형 스포츠 대회가 열리면 TV 판매가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한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월드컵을 ‘꿈의 화질’인 8K(7680×4320 해상도) TV로 즐기라는 취지의 TV 광고도 최근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광고 속 8K TV로는 월드컵을 제대로 볼 수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8K 중계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폭스 TV는 최근 카타르 월드컵 중계 화질에 대한 시청자 질문에 “100% 4K(3840×2160 해상도) 중계로 이뤄질 예정으로, 8K는 우리 중계 옵션에 없다”라는 공식 답변을 하기도 했다. 폭스 TV는 카타르 월드컵의 미국 내 중계권자로, 지상파 폭스 채널에서 조별 예선 26경기를 포함해 총 36경기를 중계할 예정이다.
8K 화질은 4K 화질(UHD)보다 기술적으로 4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제대로 된 콘텐츠가 없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유튜브 등에서 8K 영상을 일부 소개하지만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등은 8K 콘텐츠에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각국 방송국도 마찬가지다. 8K 영상 콘텐츠를 만들려면 장비 등에 투자가 필요한데, 수요가 적어 그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8K TV 보유 가구는 지난해 기준 전 세계 80만 가구로, 2026년에는 270만 가구로 늘어날 전망이다. 매년 35만~40만 가구가 늘어나는 셈이다. 이는 한해 전 세계 TV 출하량 약 2억대의 0.2% 수준이다. 옴디아는 올해 1분기 8K TV 출하량이 8만5300만대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고,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에 비해 13% 줄었다고 밝혔다. 보통 신형 TV 출하량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과 비교해 8K TV는 이미 정점을 찍고 내리막을 탔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IFA 2022 현장에 전시한 65인치 QD-OLED TV. /베를린(독일)=박진우 기자
OLED TV의 확대도 쉽지 않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퀀텀닷(QD)-OLED 패널 수량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그마저도 일본 소니와 나눠 가져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OLED 패널 공급을 위해 LG디스플레이와 협상을 펼쳤지만, 공급가격에서 시각차가 있어 현재는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한종희 삼성전자 DX(기기경험)부문장 부회장이 지난달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독일 IFA 2022 현장에서 “(LG와의 협상은) 언제나 열려있다”고 밝혔음에도 삼성과 LG 사이에는 어떠한 움직임도 포착되지 않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77인치 QD-OLED 패널 양산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가 이 패널을 활용한 TV를 북미 시장에 소개하려면 내년 1월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인 미국 CES가 적격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통상 삼성전자는 이 행사를 기해 회사의 최신 TV를 소개하는 ‘퍼스트룩’을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맞춰 TV를 생산하려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적어도 11월쯤 77인치 QD-OLED를 패널의 양산에 들어가야 하는데, 현재까지 양산 관련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안에 77인치 패널의 생산계획을 잡지 않고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약속했던 마이크로LED TV의 제품군 확장에도 애를 먹고 있다.
지난 1월 삼성전자는 CES 2022에 기존 110인치 마이크로LED TV 외에 89인치와 101인치 제품을 선보였다. 여기에 114인치 제품을 더해 3종류의 새 마이크로 TV를 내놓을 계획이었다.
그런데 장비 수급 문제와 생산 수율(전체 생산품에서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 등의 문제로 생산이 뒤로 밀렸다. 삼성전자는 89인치 제품의 기술 방식을 기존과 다른 것으로 변경했는데, 여기서 생산 지연이 발생했다. 올해 3분기 현재 시점에도 문제를 100% 해결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며, 89인치 TV 생산만 이뤄졌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101인치와 114인치 TV 생산은 현재 그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마이크로LED TV.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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