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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상 가장 뜨거운 2024년이 온다…올해 달굴 기후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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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환경

    역사상 가장 뜨거운 2024년이 온다…올해 달굴 기후이슈

    4월까지 여전할 ‘엘니뇨’… 미국 증권위 기후공시 세부안

    6월 유럽의회 선거 ‘기후위기 부정’ 극우당 부상 가능성

    부산에선 8월 ‘인류세’ 총회·11월 ‘플라스틱협약’ 최종협상

    기자박기용

    수정 2024-01-01 12:04등록 2024-01-01 07:00

    2023년 7월16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 미호강 범람으로 침수된 궁평2지하차도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였던 2023년 여름 한반도엔 충청도와 경북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매우 많은 비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사고 지역인 청주시엔 7월13일부터 15일까지 5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졌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기후환경 분야에선 새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2023년에 이어 ‘가장 뜨거운 해’

    2024년은 우선 2023년에 이어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온실가스가 일으키는 온난화에 더해 2023년 5월 시작된 엘니뇨가 2024년 초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월께 엘니뇨가 정점에 이르고 4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엘니뇨는 적도 주변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3개월 이동평균 기준)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2~7년마다 발생해 평균 9~12개월 간 지속되는데, 1951년 이후 23차례 발생했다. 2023년은 엘니뇨의 영향으로 직전 1위였던 2016년을 제치고 지구가 가장 뜨거운 해였다.

    유럽연합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는 “2023년 5월부터 6개월간 매달 지구 평균기온이 2016년의 같은 달보다 0.13도가 더 높았다”며 “12만5000년 전 마지막 간빙기 이후 가장 뜨거운 해”라고 했다. 2024년도 엘니뇨의 영향을 받는다.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는 “엘니뇨 이후 지구 온도가 0.2~0.25도 더 높아졌다”면서 이로 인해 “2024년이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국 기상청도 “엘니뇨 영향으로 2023년과 2024년 두 해 연속 지구 온도 기록이 경신될 것이라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고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를 “지구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지구열대화 시대가 시작됐다”고 표현한 바 있다.

    2023년 9월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그린피스 활동가들과 시민들이 기업의 기후위기 대응 정보 공시 의무화를 요구하는 헌법소원을 청구하며 관련한 행위극을 하고 있다. 이들은 “현행 자본시장법은 기업의 투명한 기후 대응 정보 공개를 강제하고 있지 않아 국민의 재산권과 환경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기업 기후대응 정보, 더 투명하게

    2024년엔 전 세계 주요 기업의 기후위기 대응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한 세부 기준들이 구체화된다. 일부 ‘기후공시’가 의무화되는 국가도 있다. 기업들이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하는지, 관련 대응은 어떻게 하는지가 더 자세하게 알려진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오는 4월 이전 기후공시 세부안을 제정해 공개할 예정이다.

    애초 2023년 내 발표 예정이었다가 늦춰졌다. 세부안이 공개되면 2024년 내에 관련 공시가 의무화된다. 미국 증권위의 규칙은 미국 기업뿐 아니라 포스코나 신한금융지주, 엘지디스플레이, 케이티 같은 뉴욕증시에 상장한 한국 기업들에도 적용된다. 사실상 전 세계 주요 기업이 모두 영향을 받는다.

    기후공시의 표준화 작업은 미국 증권위뿐 아니라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에서도 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2024년 중 ‘지속가능금융 공시규정’의 개정안을 발표하고 2025년부터 의무화에 들어간다. 홍콩증권거래소는 2023년 아이에스에스비가 내놓은 공시 기준에 맞춰 2024년부터 모든 상장사의 기후공시를 의무화했다.

    한국 금융위원회는 2025년부터 시행하려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를 2026년 이후로 연기했지만, 공시 세부안과 의무화 대상 기업, 기준 등을 담은 단계별 이행안(로드맵)을 2024년 상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2023년 10월8일(현지시각) 독일 뮌헨에서 열린 바이에른주 의회 선거 개표 결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약진한다는 예측이 처음 나온 뒤 안드레아스 빈하르트(왼쪽) 독일을 위한 대안 원내대표와 바이에른주 총리에 출마한 마르틴 뵘 후보가 환호하고 있다. DPA 연합뉴스

    ‘기후리더’ 유럽연합 위상 약해질까

    2024년엔 한국의 4월 총선을 비롯해 전 세계 50개국에서 크고 작은 선거가 치러진다. 전 세계 인구의 40%가량이 투표를 하는 ‘지구 선거의 해’라 불린다. 유럽연합의 총선이라 할 유럽의회 선거도 6월에 열리는데, 최근 유럽 내 극우 포퓰리즘 정당들이 득세하면서 세계적 기후 리더로서 유럽연합의 위상이 약화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극우 정당들이 규제 완화를 주장하며 기후위기를 부정하고 위기 대응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선도국’ 독일에서 세 번째로 의석이 많은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기후과학을 부정하는 유럽 내 대표적 극우정당이다. 2023년 12월 치러진 독일 동부 작센주 피르나시 선거에서 처음으로 자당 후보를 시장으로 당선시키는 등 약진하고 있다.

    독일 집권 연정을 구성하는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을 지지율에서 앞서기도 했다.

    최근 총선에서 승리해 집권당이 된 네덜란드의 ‘자유를 위한 당’(PVV)역시 기후위기를 부정하는 극우정당이다. 2024년엔 특히 헝가리와 체코,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같은 동유럽 국가에서 대선과 총선이 치러지는데, 이런 극우 정당 지지 흐름이 유럽의회 선거에도 반영될지 관심을 모은다.

    2023년 7월 ‘인류세’의 대표 지층으로 선정된 캐나다 크로퍼드 호수. 수심이 깊은 데 견줘 면적이 작아 퇴적층이 잘 보존돼 있다. 콘서베이션 홀턴 제공

     

    현 지질시대, ‘홀로세’에서 ‘인류세’로

     

    2024년 8월엔 ‘인류세’가 한국에서 공인된다. 우리가 사는 시대가 지질학적 관점에서 이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시대로, 세계 지질학자들에 의해 공식 규정되는 것이다.

    인류세(Anthropocene)는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네덜란드의 대기화학자 파울 크뤼천이 2000년대 초 처음 제안한 개념이다.

    온실가스 급증, 질소 비료로 인한 토양 변화 같은 인류 활동의 영향으로 지구의 물리·화학적 체계가 바뀌어 새로운 지질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1만1700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지구 평균기온이 일정하게 유지되면서 문명이 발달하기 시작한 홀로세였다.

    인류세를 공인하는 세계지질과학총회는 오는 8월 부산에서 열린다.

    4년마다 개최되는 이 총회에는 1만명의 연구자와 전문가가 참여하고 40여개 주제로 6천편 이상의 학술 발표가 이뤄진다. 새로운 공식 지질시대 등재를 검토해온 국제지질과학연맹(IUGS)의 인류세실무그룹은 2023년 7월 인류세의 ‘대표 지층’을 캐나다 크로퍼드 호수로 정한 바 있다.

    8월 부산 총회에서 인류세가 공인되면 인류는 ‘신생대 제4기 홀로세 메갈라야절’에서 새로운 지질시대인 ‘신생대 제4기 인류세 크로퍼드절’에 살게 된다. 이 새 지질시대는 ‘표준화석’ 격인 대표 마커(표지) 플루토늄이 급증한 1950년대에 시작된 것으로 본다.

    2023년 11월9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국환경회의와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관계자들이 플라스틱 생산 감축 촉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들은 국제 플라스틱협약 제3차 회의를 나흘 앞두고 연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일회용 플라스틱 규제 완화를 규탄하며,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는 규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기후협약만큼 중요한 ‘플라스틱협약’

    2024년 한국 부산에선 인류세 공인만큼이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 국제회의가 11월에도 열린다. 유엔 차원의 국제 플라스틱 종식 협약의 최종협상 회의가 열리기 때문이다. 2015년 프랑스 파리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채택된 기후협정이 ‘파리기후협정’으로 불리듯, 부산의 최종협상에서 협약이 완성되면 ‘부산플라스틱협약’으로 불릴 수도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주도하는 국제플라스틱협약은 전 세계가 함께 플라스틱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주기적 접근을 통해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자는 게 뼈대다. 모두 175개국이 이 협약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이에 따라 플라스틱협약안 마련을 위해 구성된 정부간협상위원회(INC)는 2022년 11월 우루과이 푼타델에스테에서 첫 협상 회의를 했다.

    이어 2023년 5월 프랑스 파리에서 2차 회의를, 11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3차 회의를 열었다. 2024년엔 4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4차 회의를 하고 11월 부산에서 5차 최종협상 회의를 열 예정이다.

    플라스틱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협약으로 이미 화학물질을 다루는 스톡홀름 협약이나 폐기물 관련 바젤협약 등이 있지만, 플라스틱 협약은 플라스틱의 전 생애주기를 관리하며 제재를 가하는 강력한 국제적 약속이 될 것이라는 게 주된 예상이다.

    협약이 실질적 구속력을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각국 이견이 첨예하다. 유엔도 “파리기후협정 이후 가장 중대한 친환경 협약”으로 평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재임 시절인 지난 2020년 5월11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질문자를 지목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3년째 산유국이 여는 기후총회…미국은?

    2024년 11월엔 옛 소비에트연방의 일원이었던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열린다. 11월11일부터 22일까지의 일정이다. 아제르바이잔은 석유와 가스가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이자 수출 물량의 92.5%(2022년)를 차지하는 산유국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은 아니지만 주요 산유국들의 연대체인 오펙플러스(+)에 속해 있다. 이로써 기후협약 총회는 2022년 이집트, 2023년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3년 연속 산유국에서 열리게 된다.

    총회 직전에 이뤄질 미국 대선 결과도 관심이다. 11월5일에 시행되는 미국 대선에서 만약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면, 미국의 기후협약 탈퇴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의 지난 임기 때 이미 탈퇴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는 최근 칼럼에서 주지사를 포함해 의회 상하원의 과반을 공화당이 차지한 텍사스주의 사례를 들어 “2024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 미국 전체 재생에너지 사용이 감소해 기후문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12245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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