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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MM 적격인수자 정말 없나]① 하림·JKL연합, ‘현금 빼먹기’ 매도는 억울하다
    지금 이곳에선 2023. 11. 1. 21:11

    [HMM 적격인수자 정말 없나]① 하림·JKL연합, ‘현금 빼먹기’ 매도는 억울하다

    입력 2023.11.01 11:30
    하림 김홍국 회장과 아들인 김준영 JKL파트너스 시니어매니저(사진 좌측 상단). /조선DB
    7조원짜리 ‘공룡’ HMM(14,860원 ▲ 290 1.99%)을 놓고 세 원매자가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끊임없이 유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종 후보에 오른 세 곳 모두 현금 동원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온 데다, 최근에는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적격 인수자가 없으면 매각을 강행하지 않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현재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세 곳은 업계의 우려대로 ‘부적격자’일 뿐일까. 본입찰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만큼, 이들이 HMM 인수 후보로서 가진 강점과 적격성 등을 다뤄봤다.
    ① 해운사를 경영해 본 유일한 후보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은 세 후보 중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 등을 인수금융 대주단으로 일찌감치 확보했다.
    컨소시엄의 최대 강점은 해운사를 직접 운영해 본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6년 1조원을 들여 팬오션(4,340원 ▲ 40 0.93%)을 인수했으며,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JKL은 1050억원을 투입해 2021년 2902억원을 회수하며 2.76배의 수익을 거뒀다. 팬오션은 법정관리를 거쳐 지난해 영업이익 7800억원을 달성하며 완벽하게 부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수 후 현재까지 한 번도 분기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해운업은 전형적인 시클리컬(cyclical·경기 사이클을 타는) 업종이다. 팬오션 같은 벌크선 업체는 그나마 장기 계약이 많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이지만, HMM 같은 컨테이너선 업체는 경기의 영향을 더 심하게 받는다. 업의 특성상 해운사를 직접 인수해 경영해 본 쪽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하림의 본업 자체가 시클리컬 산업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곡물을 수입해 사료를 만들어 동물에게 먹인 뒤 도축해 가공, 유통하는 밸류체인 자체가 변동성이 크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 민감 산업은 잘 안될 때를 대비해서 욕심을 줄이고 잘될 때는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하림에는 그런 DNA가 있기 때문에 팬오션 경영도 잘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② HMM 현금 빼먹기? “지나친 우려”
    IB 업계에서 추정하는 HMM 매각가는 5조~7조원 수준이다. 그중 절반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한다면, 원매자들은 약 2조5000억~3조5000억원의 현금을 마련해야 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하림·JKL 컨소시엄이 HMM을 인수한 뒤 회사의 막대한 현금을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HMM의 현금성 자산은 상반기 말 기준으로 12조원이 넘었다.
    컨소시엄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HMM과 합병한 뒤 HMM의 현금을 배당받거나 유상감자 등을 실시해 인수금융을 상환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추측이었다. 차입매수(Leveraged Buy Out·LBO)는 불법은 아니다. 다만 거액의 현금이 고스란히 인수자에게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매도자 측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는 없다.
    특히, 현 HMM 주주들의 우려가 크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IB 업계 관계자는 “매각 후에도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계속 주주로 남아있을 것이며, HMM은 심지어 상장사”라며 “그런 상황에 새 주인이 현금을 함부로 빼가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림은 팬오션을 인수한 뒤 5년간 현금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팬오션이 2021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던 하림USA에 308억원을 투자하며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하림USA가 곡물 사업을 영위하는 대표적인 계열사이기에 출자했을 뿐이라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하림·JKL 컨소시엄이 HMM을 인수할 경우 배당을 실시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 다만 회사를 잘 운영해 정상화하는 게 인수자 입장에도 가장 중요한 과제인 만큼, 배당을 통해 현금을 무리하게 빼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면 하림·JKL 컨소시엄은 인수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까.
    하림지주의 올 상반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조1000억원이며, 팬오션이 지난 16일 한진칼(45,250원 ▲ 2,600 6.1%) 지분 5.85%를 호반건설에 매각해 손에 넣은 돈은 1600억원 수준이다. 하림이 서울 양재동 물류센터 부지를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하림산업이 보유한 투자부동산의 공정가치는 작년 말 기준으로 8500억원에 달했다.
    팬오션이 보유한 선박을 팔아 인수 자금에 보탤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지만, 이는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노후화된 선박을 팔고 경제성이 좋은 배를 사는 건 팬오션 세일앤드퍼처스(Sale and Purchase·S&P) 부서에서 늘 하는 일일 뿐”이라며 “중고선을 팔아봤자 몇백억원 나오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FI인 JKL파트너스는 블라인드펀드와 프로젝트펀드를 동원해 인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조만간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할 예정인데, 규모는 당초 업계에 알려진 수준(5000억~6000억원)에는 한참 못 미칠 전망이다.
    ③ 김홍국 하림 회장 아들, JKL서 실무 담당
    하림·JKL 컨소시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하림 오너 부자(不子)의 협업이다. 김홍국 하림 회장의 아들인 김준영 시니어매니저가 현재 JKL파트너스에 몸담고 있다.
    김 매니저는 1992년생으로, 2018년 하림지주 경영지원실 과장으로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2021년 JKL파트너스에 입사했고 올해 3월부터는 NS쇼핑 사내이사도 맡고 있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김 매니저는 비단 이번 딜뿐 아니라 이전에 JKL파트너스에서 진행했던 여러 딜을 담당해 왔다”며 “JKL 합류 전 하림지주에서 3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는 만큼 회사를 재무나 컨설팅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않고 또 다른 시각으로 볼 줄 안다”고 전했다. 이번 HMM 인수 건에서도 실무를 담당하며 밤샘 근무까지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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