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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밉지 않냐'는 질문에 조국의 답변은
    지금 이곳에선 2023. 3. 29. 08:29

    3월 28일 오후 7시 <광주극장>에서 <조국의 법고전 산책> 북콘서트가 열렸다.
    ⓒ 오마이뉴스

    "(<조국의 법고전 산책>에 등장한) 사상가들의 얘기를 한국식으로 표현한 분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목숨을 걸고 독재와 권위주의 체제에 저항해왔던 김 전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는 시민 불복종으로 어떤 경우에는 시민 저항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불의에 대항해 적극적인 행동이 어렵다면 '담벼락에 대고 욕이라도 하라'고 한 말씀은 독백이 아니라 그런 마음을 잊지 않고 간직하면 점차 그런 사람들이 모여 세상을 바꿔나갈 것이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28일 오후 7시 <광주극장>에서 열린 <조국의 법고전 산책>(오마이북, 이하 법고전 산책) 광주 북콘서트에 참석한 조국 전 장관은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먼저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이비드 소로 등 법 사상가들의 '시민 불복종'과 '저항권' 등을 이야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500명이 넘는 방청객이 1·2층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조 전 장관은 1980년대 초반 법대에 입학해 판·검사가 되기 위한 사법고시 등의 일반적인 행로를 걷지 않고 전업학자의 길을 걷게 된 것도 광주5·18의 전두환 정권 아래서 법 집행을 해야 한다는 게 싫어서였다고 말했다.

    잇따른 망언으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광주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은 립서비스'라는 요지의 발언에 대해서도 조 전 장관은 "이런 망발이 없어지려면 헌법 전문에 반드시 광주5·18 정신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민정수석으로 일했던 문재인 정부 당시 광주5·18 정신을 전문에 넣은 헌법 개정안을 내놓았으나 실행되진 못했다.


    3월 28일 오후 7시 <광주극장>에서 <조국의 법고전 산책> 북콘서트가 열렸다.
    ⓒ 오마이뉴스

     

     

     

    윤석열 정부가 일제 강제동원(징용) 문제 해법으로 제시한, 한국 기업들이 갹출해 피해자 배상금을 마련하는 것에 대해 삼성이 선뜻 나서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조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 때의 일을 반면교사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박근혜 정부 때 비선 실세인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가 배후에 있었던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금을 낸 것과 관련해 배임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 대법원 판결에 반하는 행정부의 조치에 응해 삼성의 이름으로 돈을 낼 경우 정권 교체 후에 또다시 배임죄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게 조 전 장관의 해석이다.

    '시민 불복종'과 '저항권'이 화두로 떠오른 시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밉고 서운하지 않았느냐'는 방청객의 질문에 조 전 장관은 잠시 침묵한 뒤 "아주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하셨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님이 하신 정책·국정운영 등에 대해서 지금 비판하시는 분도 있고 불만을 갖고 계신 분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의의도 있고 한계도 있을텐데 그 모두를 함께 아울러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은 "개인적으로 밉고 서운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을 모셨던 수석보좌관으로서 답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 과정에 대한 질문에도 조 전 장관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최강욱 의원 등이 유튜브 또는 <오마이뉴스> 인터뷰 등에서 부분적으로 밝힌 바 있다"면서 "저도 하고 싶은 말은 많이 있지만 인사기밀에 해당하는 문제라서 말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3월 28일 오후 7시 <광주극장>에서 <조국의 법고전 산책> 북콘서트가 열렸다.
    ⓒ 오마이뉴스

    조 전 장관의 딸 조민 씨가 지난 17일 서울 북콘서트에 이어 이번에도 행사 후반부에 깜짝 등장했다. 이번에는 조민씨가 인터뷰어가 돼 두 사람에게 질문을 던졌다. 오 대표에게는 '청년세대에게 배울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조 전 장관에게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올해 성적에 대한 예상'을 물었다.

    오 대표는 "우리 세대와는 달리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힘과 자유"라고 답했고, 조 전 장관은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항상 '우승'이라고 말한다"면서도 "1992년 이래 롯데가 우승한 적이 없는데, 올해는 가을야구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 불복종'과 '저항권'이 화두로 떠오른 시대에 법 고전과 우리의 현실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이날 북콘서트 중간에 나왔던 프랑스의 연금개혁 관련 시위에 대한 이야기가 긴 여운을 남긴다.

    "최근 프랑스에서 연금개혁과 관련해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시위의 주요 구호 가운데 하나가 '프랑스는 공화국이다. 공화국의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라는 거다. 법 고전 <사회계약론>을 통해서 '내가 주인이다'라는 자각을 하듯이 법고전의 뿌리는 깊고 현실과 직접 연결돼 있다. 대통령도 누구도 아닌 내가 주인이기에 연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프랑스 시민들이 나선 것이다."

    한편, 다음 <조국의 법고전 산책> 북콘서트(저자와의 대화)는 4월 11일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다. 4월 3일 오후 2시부터 오마이북 홈페이지와 오마이뉴스·오마이북 SNS 등을 통해 선착순으로 참가 신청을 받는다.


    3월 28일 오후 7시 <광주극장>에서 <조국의 법고전 산책> 북콘서트가 열렸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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